하늘금
3차대간(14) : 난공불락의 요새 조령산 본문
3차대간 14일차
하늘재~조령산~이화령
<2008. 5. 17(토), 약간 안개껴 전망 흐릿, 맑고 시원한 바람부는 날>
<산행경로>
미륵리~하늘재(비박)~탄항산~월향재~동암문~북암문~마역(패)봉~조령3관문~깃대봉갈림길(삼각점)935봉~신선암봉~절골하산로(알바30분)~신선암봉~절골하산로안부~조령산~조령샘~이화령
<후기>
동서울 출발 수안보 경유 미륵리(송계계곡)행 막차시간(19:40) 시간에 맞춰퇴근 후 저녘 밥은 먹는둥 마는둥 배낭 메고 부지런히 동서울터미널로 향한다.
차표를 끊으니 캔맥주 하나 마실 시간이 남는다.
막차는 생극~무극?~충주~수안보를 경유하여 22:00경 나 하나만 태워다주고 미륵리에서 회차한다.
적막감 도는 미륵리 위락시설지구에 들어서 딱 한 곳 문을 연 식당에 들러
동동주 한 됫박에 산나물전으로 애써 취흥을 돋으고 갈짓자 뒷뚱뒷뚱 흥얼대며 하늘재로 향한다.
미륵리 버스정거장에 내리니
앗! 떠러지는 달님을 ...... 잽싸게 받아.... 안고
달님은 안고~~ 별님은 쳐다보며 .... 님도 한 잔 ~~ 나도 한 잔 ~~
집 나왔으니.... 길 떠나야지
은은한 달빛을 받으며 ... 호젓한 밤길을 걷는다.
숲 사이 .... 살째기 뿌려주며.... 보일 듯 말 듯 .... 산너머 저편에서 또 비쳐주고
나무가지 사이로도 .... 살짝 미소 지으며
밤 길 심심하지 않게~~ 이런 넘.. 저런 넘 만나며
은밀한 데이트 즐기다 벌써.... 미륵 세계를 지나...관음의 세상으로
이 곳에선.... 활짝 드러내며... 밤새~~
달님의 은은한 보살핌....별 빛을 친구삼아....꿈결속 밤이 지나고
달도 별도 사라져..... 지난 밤 까맣게 잊으며.....여명이 트며 세상의 아침을 맞는다.
의자에 걸텨...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처마 밑... 보일 듯 말 듯 ... 유난히 시선을 잡는....이름모를 꽃 한송이 담아 들고
하룻 밤 정들었던 곳 석별을 고하며
길목에 접어드니.... 웬 소방호스 연결 고리가.... 손잡이 제끼니 물대포 뻥~ 뻥~
산안개 자욱한 하늘재
들머리 지나 곳 물탱크~~ 가뭄에도 넘치는 물
다소곳이 고개숙인
현란하게 꽃술 드러내고
한바탕 거친 호흡을 내뿜으니
입석...바위 전망대
지척인 주흘산
웬 중병이 깊어... 생으로 노랗게 탄 노송
탄항산 이라는데~~
발 밑에 수줍은 듯 ~~ 다소곳하게
잠깐 내려서니 월향(탄항)재
직진하여 숨가쁘게 오를래..... 살째기 옆으로 뺄래....
힘들일 필요없겠네....룰룰랄라 ~~ 옆으로 빼라
호젓한 산책로.... 야생화 지천이니
가다~~ 들이대고... 멈춰서 호흡 가다듬고
한 구비 돌아서니
흔적만 남아... 옛 산성임을 말하노니...
그 오랜 세월속에 묻힌 사연 알리야 있으랴마는....
삭은 돌덩이 만큼이나 오랜..
곰삭은 사연들 끝이 없것제
이리가도~~ 저리가도~~ 다 통하는 길이지만...
내 가야할 길... 성곽따라... 옛 님들 숨결 느끼며
이리도 아픈 상처
저리도 아픈 상처
신음 한마디 없이 그 자리에 서서...
보는 마음아프게..... 왜 이토록 깊은 상흔.....
아픈 숨결 넘어서니....
쉬어가란 듯 힘에 부쳐...방석 멍석 깔고 앉으니.... 지금 폐허된 성루에.... 옛 영화가 주마등처럼 스침은....
이건 또 뭘까.... 뱃심 모으기 위해.... 빵 한 조각... 물 한 모금...먹는 만큼 간다는데
쉬엄쉬엄 발걸음 옮기니... 조령 3관문... 그 격랑의 역사속으로 들어서고
구비도는 마루금따라 솟구쳤다 내리꽂는 험산준령.. 난공불락... 요새를 눈요기로 먼저 가고
신선봉으로 분기하는 마루금
부봉 5봉, 주흘산으로 분기하는 마루금
쩌그 밑~~ 역사도 재현~~ 조령 3관문이 내려다 보이고
구비구비 계곡따라~~ 청운의 꿈을 품고 새재로 오르니~~ 동동주 입가심에 구슬땀 닦으며~~
한양 길 장원급제~~ 금의환향 꿈꾸었으니~~ 입신양명 부귀영화~~ 새재 길 수놓았구나
바위 전망대
조령 3관문
조령 주막...
새재주 - 인삼, 더덕, 솔잎, 누룩 발효주 ..... 산채전 - 엄나무 순, 버섯 등 15가지 산채와 도토리 묵 가루를 섞어
점심 겸 반주로 먹고.... 예전 조껍데기 막걸리 마시고 더위 먹었던 일을 상기하니...
주인장, 좋은 재료로 특별하게 빚은 술이라 산행중 술 오를 일 없으니 걱정 말라.... 정말 그랬다.
기분 좋게... 한 됫박 먹어도... 거친 숨 몰아 쉬지않고....스르르 깬다.
가야할 길 머니... 이제... 저 난공불락의 요새로 들며
가뭄에 조령샘 물이 말라... 주인장에게 식수 두병 꿰차고
상냥하고 구수한 인상에 초상권 잠시 빌려~~
대간꾼들,...힘들고 목마르면... 생명수 부어주고... 안식처 제공하며...
쉼터가 되어준다니...인상만큼...그 말이 믿어워...고마움 배이네
옛 성곽따라 유순한 길이...
갈림길 지나 서서히 진면목을 드러내며
암릉따라 전망이 드러나고
월악의 주릉... 대간의 마루금... 겹겹으로 하늘금을 그으며
부딪혀야 할 준령.... 신록으로 위장막을 치며...
발 밑에서 유혹하는 넘들
시선을 놓는 곳~~ 산 밖에 없으나~~
쥘 듯.. 펼 듯
둘러친 산능
남 엿볼새라 쥐죽은 듯 숨어
고개 젖히면 .. 말없는 산능...그리고 무언의 교감
벼랑끝...달랑 두발 내리고..거센 비바람 몰아쳐도...끄덕없이...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생긴 있는 그대로 그모습
이런 줄
저런 줄
올라서니 또 다른 세상
줄잡아도 .... 줄줄이
넘어도 넘어도.... 끝없는 줄.... 오르는 줄 .... 내리는 줄... 줄을 잘 서야 한다는데
날 등 암릉.... 위태로운 줄 .... 모르고
그런 줄... 저런 줄... 잡고 오르니
진하게 올라탈 줄...
신선암봉... 목전에 두고
위태한 줄
돌아설 줄
네 모습이 고고한 줄.....
떨어질 줄
왕건 세트장인 줄...
지나온 암봉이...줄줄이
겨우 신선암봉에 올라~~ 전후좌우~~ 줄줄이 늘어진~~ 산줄기 사열하며
이런 줄도~~ 저런 줄도 모르고~~
엉뚱 길로 들어설 줄.. .헤메인지 30여 분...
짐은 무거워... 진을 다 빼고...속은 타드는데... 내심 감추며... 어허 전망 좋~다~
다시 원점회귀~~ 이런~~ 눈뒀다 어따쓰나...
여기도 줄
또 줄
줄보다 산이 더 좋아
늘어진 줄
묶인 줄
돌아가는 줄
줄 놓을라 치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이네
더운 줄... 힘든 줄...줄창나게... 줄만 잡고...
길게 늘어선 줄
앞 줄
정상에 올라
저 멀리 가야할 줄.... 오늘은... 줄타령으로 마무리 하는구나
시원한 생수가 쏟아져야할 조령샘... 가뭄에 애기 오줌발
줄타령.... 끝나고 ... 호젓한 숲길... 발걸음 가볍게.. 산행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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