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금
한북정맥(5) : 우이암~상장봉~삼송리 본문
한북정맥 꼬랑지 잘라먹기
우이암-상장봉-노고산-삼송리
<2005. 5. 5(목)., 흐리고 비>
<지도> : 우이암~솔고개~매나미고개
<후기>
휴일에 비가 온다하여 집에서 빈둥대기는 그렇고 어차피 가야할 길 가까운 한북 꼬랑지나 잘라 묵기로 마음먹고
새벽 같이 집을 나섭니다.
꽃피고 새 울며 덥지도 춥지도 않은 짝짓기 좋은 그야말로 환상의 계절인지라
우이동 유원지는 짝을 지어 삼삼오오 밤을 새운 남과 여 ...... 취기어린 젊음으로 넘쳐납니다.
그 M.T인가 뭐신가 하는 거 말입니다.
한일교(?)란 다리 건너기 직전 우측으로 팍 꺾어지며 등산로에 접어듭니다.
처음 가는 길이지만 동물적 감각으로 찾아갑니다.
4:30경 출발했는데 랜턴도 없이 벌써 내려오는 아주머니 한분을 뵙니다.
아마도 그 분은 도통한 경지인 것 같습니다.
몇 시에 산에 올랐을까? 산에 웬수 졌나
우이동 유원지에서 우이암으로 오르다가 바위길로 잘 못 들어서 고생은 합니다만 경치는 죽여줍니다.
우이암에서 우이령(소귀고개)으로 분기하는 정맥 길을 못 찾아 왔다리 갔다리.....
그 흔한 표지기 하나도 안보이고 누가 선답은 한 겨? 아님 관리공단 직원이 손 본 겨?
조고문님, 늦고문님, 홍셤님, 달님, 산도리님, 육덕님 등등 한북을 종주한 쟁쟁한 홀대모님 덜..........................
싸잡아 욕 많이 잡숫고 배 터질 뻔 했습니다.
지가 원래 양반이라 입이 근질근질해도 많이 참았지요.
오봉 분기점에서 우이암을 향해 진행하다가 도봉산(우이암)에서 우이령을 건너 북한산 상장봉으로 분기하는
능선을 한 번쯤 유심히 봐둘 필요가 있습니다.
왜요?
왜요? 는 일본 요! 독도는 우리 땅! 길 찾아가기 위해서요.
한국 사람은 잠잘 때 요 위에서 자다보니 말 할 때도 ....요.... 가 많이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도봉매표소로 내려가는 마지막 등산로를 지납니다.
우이암으로 오르는 길에 나무계단이 있고 계단 오르는 길에 전망대를 설치해서
북한산, 도봉산 일원의 경치 끝내줍니다.
홀대모 서울지역 번개산행지로 적극 추천해 볼만 합니다.
그 나무 계단이 설치된 봉우리에서 일반등산로는 빤질빤질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정맥은 우측의 숲으로 들어갑니다.
입구가 보일락 말락 희미한 등산로입니다.
등산로에 접어들면 우이령까지 뛰뛰빵빵 직통입니다.
지난주 일욜 오전 늦은 시간에 우이령을 갈려고
우이동 유원지를 막 출발하는데 유원지 입구에서 전경이 출입금지구역이라며 저지하여
김이 새 산행을 접고 집으로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른 아침에 우이령을 통과하면 별일 없겠지 생각합니다.
알바를 하다 다소 시간이 늦어졌지만 7시경 우이령에 내려서기 직전인데
으잉! 전경초소가 보이고 눈을 부릅뜬 초병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주변을 살펴봐도 달리 우회할 길도 없습니다.
일단 내려가서 부딪쳐 보기로 합니다.
아저씨, 이리 좀 오세요.
저, 말입니까?(나 말고 아무도 없지만.......)
신분증 주세요.
그런 거 필요합니까?(혹시 벌금 매기려 하면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오리발 내밀려고 맘의 준비를 단단히 하며)
신원 확인을 위해 필요합니다.
아! 그래요.(안도의 한 숨을 쉬며......재빨리 보여주고)
우이동 쪽으로 출입금지고 송추방향으로 하산하십시오.
알겠습니다.(전경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측 비포장도로를 따라간다)
송추방면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다 좌측에 상장능선에서 내려오는 첫 번째 계곡이 나옵니다.
선답자의 기록에 의하면 계곡을 따라 조금 오르다 적당한 곳에서 좌측 계곡사면을 치고 오른답니다.
이곳 역시 표지기 한 장 안보입니다.
이곳에서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추적 60분에 제보할까보다......................
계곡의 큰 바위를 지나 좌측 사면으로 희미한 족적들이 보입니다.
앞에 구름나그네님의 표지기를 봅니다.
입구에 하얀 천에 02라 싱겁게 적힌 내 표지기도 하나 걸어놓습니다.
길이 틀리면 후답자에게 욕 뒈지게 얻어먹을 수도 있습니다만..........
참호가 나오고 등산로가 연결되며 가끔 선답자님들의 표지기를 봅니다.
비로소 안심합니다.
상장능선 길 좋습니다.
능선을 따르면 길 잃어버릴 염려 없습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능선을 따라 줄지은 암 봉이 길을 막습니다.
좌우당간인지 우좌지간인지 우회를 해야 합니다.
첫 번째 암 봉을 우측으로 우회합니다.
두 번째 암 봉에서 암 봉으로 직진하는 길도 빤질빤질 하지만
뾰족한 봉우리에 기가 질려 좌측의 내려가는 길 따라 우회하기로 합니다.
약간 흐릿한 길이 사면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정맥 길로 확신하며 제 표지기 몇 개 걸었습니다.
(뒤에 오신 분들 나처럼 알바하시고 홧김에 욕하지 마시고 보거들랑 없애주시면 후사하겠습니다.)
한 참 사면을 이어가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등산로와 만납니다.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다 전망이 좀 트이는 바위지대에서 능선의 분기를 살펴보니 조금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사기막골로 향하는 능선인 것 같습니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로 합니다.
암 봉을 우회하여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과 능선의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을 지나
능선의 등산로를 더 올라가니 상장능선에서 우측으로 분기하는 정맥 길이 나옵니다.
그러나 이곳에도 선답자의 표지기가 안보입니다.
솔고개를 향해 부담 없이 내려갑니다.
폐타이어를 쌓아 참호를 만든 공터가 나옵니다.
좌우로 갈림길이 있는데 표지기도 없고 헷갈립니다.
좌측은 좀 흐릿하고 우측은 뚜렷하고........좌우지간에 우측 길을 선택합니다.
조금 내려가니 그 길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머리가 나쁘면 몸땡이로 때워야 되는 가 봅니다.
좌측 숲으로 들어가 사면을 치고 가다 조금 전 폐타이어 참호 봉에서 좌측으로 분기하는 등산로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숲 속에서 사면을 치고 가다 큰일을 해결하니 속이 시원합니다.
등로를 따라 내려서니 나와야 할 군부대는 없고 공터에 놀이시설이 보입니다.
앞쪽과 우측은 산등성이로 막혀있고 좌측으로 비포장도로가 이어집니다.
순간 길을 잘못 들어섰음을 직감합니다.
일단 좌측 비포장도로를 따라갑니다.
개인 농장을 지나 도로가 나옵니다.
차도를 따라 우측 고개마루로 향합니다.
예전 예비군 동원훈련 받으러 여러 번 다녀간 적이 있는 노고산 예비군 훈련장과 군부대 몇 개를 지나 솔고개 마루에 섭니다.
음식점이 몇 개있고 웅장한 개량한옥이 보입니다.
날도 덥고 목이 컬컬해 맥주나 한 캔 마시러 구멍가게를 찾아보나
그 비슷한 것도 없습니다.
군인 아파트 앞 계단에 앉아 좀 쉬었다 가기로 합니다.
솔고개 마루에 있는 군부대 우측 담장을 따라 심요동 마을 진입로를 걸어갑니다.
고개 마루에 위치한 아담한 심요동 마을은 고급 별장지 같습니다.
부대 담장은 좌측으로 꺾이고 마을 가운데 개천을 건너기 직전 좌측으로 멀리 부대철망이 보여 그 쪽을 향해 농가 앞으로 들어서자
마을 강아지들이 불청객임을 짐작하고 목이 터져라 짖기 시작합니다.
보이지 않는 거룩한 소리인양 어디선가 “그 쪽은 길이 없습니다.”를 반복합니다.
“하나님 불쌍한 죄인을 용서 하소서” 음성의 주인을 찾으려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봅니다.
아! 밭매던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개천을 건너자마자 좌측 언덕배기에 벌목지가 나옵니다.
바로 여기구나 직감으로 짐작하며 치고 오릅니다.
산 사면으로 희미한 족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경사를 더하며 부대 철망이 나오고 자취를 감추었던 표지기 들이 보입니다.
급경사 오르막에 철망이 끝나고 목책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목책이 끝나며 좌측으로 꺾어 예비군 훈련장으로 내려섭니다.
앞에 군 시설물이 보여 선답자의 기록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다시 뒤돌아서 심요동 뒷산 꼭대기로 향합니다.
정상부에 철망이 다시 나옵니다.
나물 뜯던 아저씨들이 깜짝 놀랍니다.
아마도 배낭 메고 국제심판용 호각을 차고 색안경을 꼈으니
나물 뜯는 아저씨의 관점에선 내가 군관계자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철망 안으로 들어갔다 돌아 나와 철망 바깥으로 진행합니다.
이제야 선답자님들의 표지기가 수두룩합니다.
노고산 능선은 등산로가 뚜렷합니다.
능선을 따라가다 노고산 정상 군부대를 잇는 군사도로를 만납니다.
군사도로는 주능선을 따라 계속 이어집니다.
도로를 따라가다 좌측 등산로 직진 군부대를 가리키는 작은 표지판이 보입니다.
어떤 선답자께서는 우측 폐타이어를 올라 진행하다 생 똥 싸는 고생을 했다합니다.
웬 똥이냐고요.
말을 하다보니 똥 야그를 합니다.
비위 상하시더라도 밥 먹는 중 아니면 너그럽게 이해바랍니다.
하여튼 사령관이 지시하는 대로 좌측 폐타이어로 만든 참호를 따라갑니다.
10분 만에 군부대 후문 헬기장이 나옵니다.
생 똥 한 번도 쌀 일이 없습니다.
기분 좋게 지나가다 군부대 안에서 짖는 똥개가 나오면
입맛 서 너 번 다시면 그 놈들도 분위기 직감하고 잠잠해집니다.
여기 전망 무지무지하게 좋습니다.
오봉에서 족두리 봉까지 새 옷을 갈아입은 북한산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신록이 물든 산자락, 우뚝한 암 봉, 기암괴석의 연능과 계곡 참으로 눈이 부십니다.
북한산에서는 북한산의 생긴 모습을 다 볼 수 없어 막연히 좋은 산이었습니다만
이제 북한산이 왜 좋은 산인지를 확연히 알 것 같습니다.
멀리 북한산을 조망할 수 있는 노고산도 참 좋은 산입니다.
이제 길 따라 노고산을 내려갑니다.
고도가 낮아지며 능선 분기봉이 헷갈리는 데가 몇 군데 있습니다.
표지기를 잘보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특히 “산악지형 수색정찰 요령”이란 표지판과 삼각점 비스무리 한 것이 있는 고도 200 정도의 잔 봉에서 조심해야 합니다.
능선의 뚜렷한 길이 직진하고 정맥은 좌측으로 팍 꺾어지는 내리막에 족적이 희미하고 표지기 몇 개 달려있습니다.
좌우로 넘나드는 산길을 조심하면 곧 349번 지방도로(산막골)에 내려서게 됩니다.
도로 건너 조경 농원 건물에 구멍가게가 있습니다.
땀을 식히며 맥주 한 캔 맛이 꿀맛입니다.
그 옆으로 조각공원 진입로가 있습니다.
산책코스로 아주 좋다 합니다.
혹 그레이 로망스를 즐기실 때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농원을 올라 고도 140내외의 평탄한 산책로가 계속됩니다.
산책로는 트럭도 다닐 수 있는 신작로와 같습니다.
주저할 것 없이 신작로만 쭉 따라가면 됩니다.
배낭 메고 스틱 찍고 가기가 좀 민망하지만 차림새가 그런 걸 어떻게 합니까?
능선에 칠각정인지 육각정인지 모를 쉼터가 나옵니다.
잠시 쉬어갈 생각으로 올랐는데 삼송리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지하철 지축 역, 삼송 역 등 좌측 사면으로 삼송리 마을입니다.
마을이 보이니 더 이상 가고 싶은 맘이 사라집니다.
한 잔 소주 생각도 간절하고 핑계 김에 인근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합니다.
이 친구 이젠 집에 어린이가 없어 어린이 날 갈 데도 없습니다.
또 마누라가 맞벌이를 해 틈틈이 집안 살림을 챙겨야 하는 요샛말로 불량주부 비슷합니다.
그러니 내가 전화를 하면 얼마나 반갑겠습니까?
베개를 끌어안고 하느님 면회 중에 구세주를 만난 냥 반갑게 전화를 받습니다.
부어라 마셔라 훤하던 날이 어느새 어두워지고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이젠 집으로 갈 시간입니다.
그 사이 마눌은 수없이 전화를 했습니다.
조용히 집에 들어가 성화를 극복할 일만 남았습니다. 오늘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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