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금
호남정맥(1) : 외망마을~국사봉~토끼재 본문
호남정맥 1일차 : 동물가족과 함께한 길
외망마을 - 국사봉 - 토끼재
<2003. 11. 1(토), 맑음>
<지도>외망마을~토끼재
<후기>
호남정맥 역 종주를 계획하고 자료를 수집하며
백운산에서 종주를 마치게 됨을 의아하게 생각하다 선답자의 자료를 보고서 외망마을에서 끝나게 됨을 알게 된다.
대개의 종주가 백운산에서 끝나기 때문인지 백운산에서 망덕산까지의 등산로는 희미하고 표지기도 띄엄띄엄 달려있다.
망덕산 정상 지나 2번 국도로 내려서기까지, 2번국도에서 정맥으로 올라서기까지, 남
해고속국도 굴다리를 지나 마을 뒷산으로 올라 헬기장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낮은 산등성이는 밭과 과수원으로 개간하여 농로와 혼재되어있으므로 가능한 마루금을 고집하고 따라야만 정맥을 벗어나지 않는다.
외망에서 토끼재까지 발길이 뜸해서인지 잡목과 가시덤풀 특히 청다래넝쿨이 유난히 발목을 잡는다.
토끼재에서 백운산까지 잡목은 없고 낙엽으로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탄력 있고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구간 중 망덕산, 천왕산, 불암산, 백암산의 전망이 일품이고 그 외에도 가끔 전망이 터진다.
외망에서 토끼재 구간 뱀을 자주 목격하고 백운산 구간에서는 멧돼지 떼를 만난다.
대중교통은 좋은 편이다.
덕선사 입구 6:15
어둠이 짙은 물안개 자욱한 섬진강 포구 외망마을.
가로등 불빛아래서 행장을 챙기고 덕선사로 향하는 콘크리트 계단을 오르며 천리길 호남정맥의 첫발을 내 딛는다.
“덕선사 창덕 공적비” 뒷편 불당 우측 계단을 따라 어둠 속에 길 안내를 맡고 있는 표지기를 따라 망덕산으로 오른다.
닭 울음이 어둠을 깨뜨리고 있다.
앞쪽 전망바위 6:34
“정상 410m"표지를 지나니 여명이 밝아오고 바다와 섬들이 조망된다.
좌로는 오백여리섬진강이 줄기차게 흘러오다 ”남해용왕 만만세”를 외치며 바다로 뛰어들고,
우로는 백운산에서 발원한 수어천이 흐른다.
광양제철 불빛이 해안을 밝히고 굴뚝 연기가 하얗게 피어난다.
동녘은 일출을 준비하는 듯 뻘겋게 물든다.
바다, 강, 산, 섬, 들판, 거대 산업단지가 어우러진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그런 곳이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억지로 옮긴다.
뒤쪽 전망바위 7:05
망덕산 정상에 묘지가 많다.
택시 기사분이 망덕산은 천하의 명당자리가 2곳이 있는데 아직도 못 찾았다 한다.
망덕산을 오르며 여기저기 살펴보나 나는 모르겠다.
저 멀리 백운산 정상인지 억불봉인지 야무진 봉우리 하나가 우뚝하다.
나중에 확인하니 억불봉이다.
야산 우측으로 얕으막하게 이어가는 정맥을 가늠한다.
국도를 지나는 차소리가 요란하다.
전망 바위에서 아침을 먹고 간다.
2번국도 7:53
아침을 먹고 출발하려고 하니 갈 길이 막연하다.
전망바위를 내려서는 것 같지도 않고..........
왼쪽 키 작은 나무에 빨간 “백두산 산악회” 리본이 달리고 잡목사이 길 같지 않은 곳으로 사람 다닌 흔적이 있다.
이어서 몇 개의 표지기를 만나 망덕산 사면을 우회하듯 따르다 밑으로 난 길 흔적이 너무 뚜렷해 주저 없이 따라간다.
철조망이 나오고 한 사람 정도 지나가기 좋게 수직으로 절개되어 좌우로 벌려져 있다.
나는 철조망 친 사람을 탓하고 지난다.
이어 또 철조망이 나오고 흑염소 목장이다.
길을 잘못 들었다. 다시 돌아 가기는 싫다.
앞, 뒤 철조망을 넘어 목장을 통과한다.
감 과수원을 지나 2번 국도로 내려선다.
왼쪽 고개 마루를 향한다.
금년 초 낙남을 오가며 무수히 넘나들던 2번 국도를 이곳에서 다시 만나니 감개무량하다.
2번국도 고개마루 8:07
SK 주유소 앞을 지나 500미터 정도 도로를 따라 걷는다.
오가는 차량을 피해 국도 분리대를 넘나들기에 위험하겠다.
절개지를 오르는 표지기를 따라간다.
절개지 사면을 따르다 인적을 느끼는 곳에서 잡목을 헤치고 직진하니
흔적이 뚜렷한 소로가 가로지르고 왼쪽을 따라가다 곧 마루금을 만난다.
좌우로 촘촘한 잔솔밭이 이어지고 마루금 좌우 묘지로 향한 길들이 뻥 뚫려있다.
166봉 8:30
잔솔밭 사이로 양탄자를 깔은 듯 푹신거리는 솔잎을 밟고 간다.
좌로 수어천과 밀집한 아파트촌, 뒤로 망덕산과 2번 국도가 바라다 보인다.
정맥은 수어천의 동쪽 울타리가 되어 이어진다.
천왕산 9:00
정상은 사위가 막힘없는 전망바위다.
제철단지는 쉬임없이 흰 연기를 뿜어낸다.
희끄무레한 농무가 광양만을 둘러싸고 있다.
앞뒤로 이어지는 정맥이 내려다보인다.
마냥 앉아 있고 싶으나 햇볕이 뜨거워 일찍 자리를 뜬다.
남해고속국도 9:30
천왕산에서 고속도로와 접하는 마을 뒷산을 향해 급경사 하산길이다.
천왕산 사면의 과수원을 지난다.
포장도로 좌측으로 난 고속국도 굴다리를 지나 마을 뒷산으로 오른다.
감도 몇 개 줍고 밭에서 고구마를 캐는 노부부에게 먹음직스런 날 고구마를 얻어 깎아먹는다.
많이 가져가라 하시지만 두개는 짐이 될 것 같아 한개만 집는다.
누렇게 잘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가을 들녘에서 풍요로움과 넉넉한 인심을 느낀다.
여름용 긴팔 티만 입어도 덥다.
고갯길 10:15
마을 뒷산은 과수원과 밭이다.
무심코 길을 따르다 출구가 셋인 헬기장을 지나 직진했더니 마을로 떨어진다.
헬기장까지 돌아 나와 나머지 출구를 살피나 모두 맥이 끊기는 형세다.
헬기장 이전으로 돌아 나와 밤나무 군락지에서 표지기를 발견하며 따라간다.
왜 헬기장이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자갈 깔린 농로가 콘크리트 포장으로 바뀐다.
새끼 뱀 한 마리가 지그재그로 도로를 가로질러간다.
얼떨결에 짓밟아 숨통을 끊어놓고는 언짢은 기분이 들어 후회막급하다.
앞으로는 일체 손대지 않기로 다짐한다.
2번국도 10:40
천왕산이후 고도 50 - 100미터 내외의 고저 없는 능선이 이어진다.
연이어 풀밭을 가로지르는 어미 뱀, 덤불 속으로 머리를 감추는 애비 뱀(대가리 감춘다고 꼬랑지 안보이나),
흙길을 지나는 동생 뱀을 본다.
보호색을 띄어 풀색, 갈색 등 제각각이다.
오늘은 뱀 가족과 상봉하는 운세인가? 새삼 뱀 조심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감, 밤 밭을 지나 2번국도로 내려선다.
첫 송전철탑 11:20
과수원과 밭으로 연이은 기복 없는 능선이 지루하다.
취나물 밭과 수수 밭을 지난다.
오랜만에 씨알이 탐스럽게 영글어 고개 숙인 수수를 본다.
국사봉 13:04
완만한 오름길이 계속된다.
늦가을 날씨답지 않은 뜨거운 햇살과 더위에 힘들다.
지나는 묘지 옆에서 휴식 겸 점심을 먹는다.
물론 풀밭에 배암이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정맥의 우측은 민둥산 잡목이다.
마을 언덕배기 같은 정맥은 제법 산세를 갖춰간다.
1m 정도 길이로 대나무를 쪼개 끝머리에 빨간 페인트를 묻혀 땅에 꽂아 놓았기에 무속행위로 짐작하였는데
참나무 묘목을 심어놓고 표식을 한 모양이다.
오늘 구간 중 가장 높으나 멋대가리 없는 국사봉에 올라 삼각점을 확인한다.
정맥은 왼쪽으로 급전환한다.
2번국도(탄지재) 14:20
다음에 섬진교까지 포함해 2번 국도를 4번이나 넘나든다.
국사봉을 완만하게 내려와 잔 봉 몇 개를 오르내리며 헬기장을 지난다.
탄지재 못 미쳐 임도를 따라간다.
좌측으로 사유지를 알리는 구양실업 안내판을 지나고, 탄지재는 광양 24km, 하동 6km 표지판이 서 있다.
하동 방면으로 탈출이 유리할 것 같다.
불암산 15:05
탄지재를 넘어 밤농원 작업로를 따라 정맥으로 접어든다.
마지막 단련인양 고도를 250여 미터 높이며 잡목이 발길을 잡는다.
사위가 툭 터져 전망이 좋다.
좌로 기우는 햇살에 반사되어 은빛물결이 출렁이는 호수와 같은 수어지, 우로 파란 물 굽이도는 섬진강과 하동시가지,
전후로 지나온 정맥과 가야할 정맥이 꿈틀대듯 다가온다.
토끼재 15:50
불암산을 완만하게 내려와 광양시 진상면과 다압면을 경계하며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토끼재다.
절개지가 가파르다. 절개지 좌로 평지에다 수어지가 보이고 경관이 좋아 야영지로 제격이다.
식수는 토끼재 우측 내암리 쪽 계곡에서 구할 수 있겠다.
우측 콩크리트 임도 30여 미터 전방 왼쪽으로 오르는 다음 구간 표지 리본을 확인한다.
고개 오른쪽 사면의 나무는 태풍의 영향인 듯 성냥개비 부러뜨린 것 있다.
숙식과 교통이 편할 것 같아 하동방면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섬진교 17:00
토끼재를 내려가는 도로 좌우에 잘 익은 단감이 탐스럽게 열려있다.
주인에게 감 몇 개 얻을 수 있느냐 하니 많이 따 먹으라 한다.
홍시를 배가 부르도록 먹고 단감 몇 개를 얻어와 하동에서 인심을 쓴다.
토끼재에서 외암리 마을까지 30여분, 외암리에서 하동까지 걸어서 30여분이다.
섬진교 신원검문소 옆 다압택시(진용택 011-610-4657, 061-772-3471)를 예약하고 명함을 받아간다.
다리위에서 숭어낚시를 하며 잡자마자 회를 뜬다.
잡는 사람 따로 회 뜨는 사람 따로.
섬진교 가운데를 넘으니 전라도 광양에서 경상도 하동으로 넘어간다. 말씨가 달라진다.
하동 섬진교 옆에 모텔이 두 곳이다.
한 곳에 행장을 풀고 재첩회비빔밥으로 포식을 한다.
산행 중 먹을 생각으로 급속냉동 재첩국 한 봉지를 샀는데 그렇게 맛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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