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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3) : 답운치~통고산~애미랑재

하늘금2002 2007. 5. 14. 15:35

낙동정맥 3일차

답운치 - 애미랑재

<2003. 5. 24(토), 흐림>


<지도> 답운치 ~ 애매랑재

 

 

 

◈ 구간개요<답운치-통고산-애미랑재>

   첫날(5/24, 토) 산행이 오후부터 가능해 1박 2일 동안 여유 있게 답운치에서 한티재까지 예정하였으나

둘째 날 비가 내려 애미랑재까지 운행하고 남회룡에서 비박 후 철수한다.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 걸린다.

통고산을 전후한 임도가 구간을 3등분 하며 오르고 내리는 능선이 완만하여 산행에 부담이 없다.

전 구간 등산로는 뚜렷하고 표지기만 따르면 길 잃어  버릴 염려 없겠다.

구간 내내 춘양목이 군락을 이루며 숲이 무성하고 벌목으로 간혹 조망이 트여 지루함이 덜하다.


◈ 후기

   ▶ 울진    11:38

     주말을 끼고 강원도에 갈일이 생겨 낙산에서 일을 보고 강릉, 울진 불영계곡을 경유하여 답운치로 들어가게 된다.

설악을 갈까? 낙동을 갈까? 망설이다 그 어여쁜 설악을 지척에 두고 낙동이 뭐길래 발걸음을 그쪽으로 옮기게 된다.

호텔 욕실 대형수건을 비박용으로 쓰고자 슬쩍 실례한다.

한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를 생각하니

수건 한 장이라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에 철없는 짓을 했으니 너무 나무라지 말기를 바란다.


      울진의 한 식당에서 차림새가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난다.

경기고양에 사는 사람으로 강원도를 거쳐 동해안을 따라 울진, 포항, 청송 찍고 집으로 갈 예정이란다.

충북이 고향인 노모께서 동해안 구경을 못했기에 올 여름에 노모를 모시고

여행을 하기 위해 몇일 휴가를 내어 사전답사를 하는 중이란다.

선량하고 효성이 지극한 분이라는 생각에 고개가 숙여진다.


   ▶ 답운치    12:20

      굽이굽이 산수 좋은 불영 계곡을 따라 답운치에 오른다.

기사님에게 답운치에 내려줄 것을 사정하니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 뭣 하러 가느냐며 인생역정을 쏟아 놓는다.

고향이 노량진으로 서울 토박이란다. 중고시절 별나게 놀다 정학을 14번이나 맞고,

학교 땡땡이 치고 뱀 잡아다 출석부에 끼워 선생님 놀래주기, 수시로 가출, 착실한 친구들 꼬셔 무전여행,

비행기 값 달랑 들고 무전취식 3년간 유럽여행, 홀로 산행하다 벼랑에서 떨어져 수백 바늘 꾸미고 구사일생 등 등.


       독신을 고집하며 훠이훠이 살려했는데 옛 여인을 만나 가정이루며

오십 줄에 10살 난 딸아이 갖고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알 것 같다며 운전대 잡고 철들어 산다고 한다.

홀로 산행하는 사람 성격이 별나다나? 분명 칭찬은 아닌 것 같고! 내가 댁에 같다 고라?

천만에 만만에 말씀일랑 접어두시라 하고 싶으나 인생사 알 수 없는 것.

겸허히 수용하기로 맘먹고 좋은 말씀 고맙고 조심하겠다고 꼬랑지를 내린다.


      덧 붙여 봉화와 영양에 멧돼지를 내장만 남기고 잡아먹는 큰 짐승이 출현한다는 소문이 있다한다.

홀로 다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더욱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걱정인지 겁주는 건지 분별이 안 된다.

아이고! 할배요. 날 좀 살리주소!

당장 보따리 싸들고 “02 Go Home" 하고 싶으나 그래도 물어물어 여기까지 왔는데

한 구간은 하고 가야겠다 싶어 마루금을 따라 오른다. 


   ▶ 두 번째 헬기장    13:18

      완만한 오름길이다. 아름드리 춘향목들이 줄지어 서 있다.

헬기장은 사용한지 오래된 듯 어린 소나무들이 자라고 출구와 입구가 혼동되니 쉬어간다면

스틱으로 방향을 짚어놔야 환상방황을 면하겠다.


     ▶ 첫 번째 임도    14:20, 14:40발

        배낭과 온 몸에 송화 가루를 뒤집어쓴다.

간간이 잡목 벌목지를 지나고 나뒹구는 잡목가지에 발목이 걸려 넘어질 뻔 한다.

숲은 그대로 두는 것이 상책인 것 같은데 몇그루 안되는 춘양목 세워놓고 주변을 벌목한 이유를 모르겠다.

첫 임도 내리기전 보기 좋은 춘양목 지대에서 쉬어갈 겸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늦은 점심을 먹는다.


     ▶ 통고산    15:20

        임도를 건너 숲에서 야영중인 군인을 만난다.

인기척에 반가워 말을 붙이지만 대꾸도 없이 지 할일만 한다.

나중에 들으니 작전중인 공수부대라 한다. 정상까지는 완만한 오르막이다.

산불감시초소, 이동통신 중계탑, 정상표지석이 있고 헬기장에서 좌측만 조망된다.


     ▶ 두 번째 임도    16:05

        완만한 내리막 능선에 교목, 관목, 초본류가 고루 분포한 능선이 이어진다.


     ▶ 애미랑재    17:50

        마루금은 두 번째 임도에서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950m 내외를 오르내리는 능선이 계속된다.

잘 발달된 숲 길 따라 보기 좋은 춘양목 군락지가 계속된다.

남회룡은 춘양목 보호지구라 한다.

급경사 내리막이 두번 뚝 떨어지며 봉화에서 영양으로 넘어가는 도로공사중인 애미랑재에 이른다.

절개지 우측으로 계곡물이 흘러 식수를 보충할 수 있겠다.

다음구간은 건너편 우측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야 한다.


     ▶ 남회룡 마을  5/24(토) 17:55착, 5/25(일) 6:40발

        날이 잔뜩 찌푸려 오늘밤 비박 할 일이 걱정스럽다.

탐색 차 5분 거리에 있는 남회룡 마을로 내려가기로 한다.

회룡천을 따라 드문드문 7-8가구가 모여 사는 해발 550m 내외의 산골마을로 배추밭이 많다.

남회룡교 전봇대를 기준으로 봉화, 울진, 영양 등 경북 3개 군이 경계하며 핸드폰 불통 지역이다.


        가게를 하는 김갑교 할머니(054-672-7717)가 자녀를 만나러 외지로 나가지 않으면 소.맥주, 라면 등 구입과 민박도 가능하다.

낮에 밭일을 나가므로 저녁시간에 통화 가능하다.

할머니 집 처마 밑에 평상이 있고 마당에 수도가 있어 하룻밤 양해를 구해 자리를 잡는다.

고라니로부터 갓 싹을 낸 배추밭을 지키기 위해 산림청 허가(?)를 받은 포수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네아저씨와 소주잔을 기우는 사이 산골의 밤은 더욱 깊어간다.


        이른 새벽 후드득 빗방울 때리는 소리에 놀라 잠이 깬다.

처마 밑임에 안도하여 다시 눈을 감는데 할머니가 걱정되는지 연신 집으로 들어오라 하신다.

번거롭기도 하여 그냥 있기로 한다. 깬 잠이 다시 올리는 없고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며 산행을 준비한다.

빗방울 굵어지고 운무 휘날리며 바람이 거세게 분다.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산행하다 비를 만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런 경우 내 방식은 철수를 결정한다.

외지사람 경계 않고 오가며 관심 갖는 산골 인심을 뒤로 하자니 스치는 인연이지만 왠지 서운하다.  

 

     ▶ 영주    10:00

        남회룡 마을에서 현동경유 춘양행 시내버스가 7:20에 출발한다. 

시간이 일러 가다가 뒤 쫒아 오는 버스를 만날 때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여기저기 아름드리 춘양목이 눈에 띈다. 산 짐승을 쫒을 요량인가? 

밭을 경계한 도로변 따라 개들을 매 났다. 군데군데 수해로 유실된 도로를 복구중이다.

도로가 유실되면 꼼짝없이 갇힐 형세다. 버스는 옥방경유 현동에서 갈아타고 영주로 가야 한다.

영주는 버스와 기차가 수시로 운행하니 귀가 길이 만만디다.


교통 및 숙식

  ▶ 교통

      ♠ 하행 : 낙산(6:10첫차 1:10소요, 4,300원)→강릉, 강릉(20-30분배차 2:30소요, 9,100원)→울진,

      ♠ 들머리 : 울진(영주행 6회, 11:28발 50분소요, 2,700원)→답운치

      ♠ 날머리 : 애미랑재(도보5분)→남회룡, 남회룡(현동택시 25,000원내외, 시내버스 7:20

                       또는 14:30 현동 2,300원(봉화, 춘양행), 옥방까지 도보 약1:30-옥방에서 영주 또는 울진행)→현동

      ♠ 상행 : 현동(수시, 4,800원)→영주(20-30분배차, 12,300원)→동서울

   ▶ 숙식 : 비박(남회룡), 도시락 및 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