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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4) : 애매랑재~칠보산~한티재

하늘금2002 2007. 5. 14. 15:37
 

낙동정맥 4일차

애매랑재-칠보산-한티재

<2003. 6. 6(금), 맑음>

 

<지도> 애매랑재 ~ 한치재(수비)

 

 

 

◈ 구간개요

   애매랑재-한티재, 한티재-검마산 휴양림을 1박 2일로 운행했기에 날자만을 구분하여 기록한다.

대중교통으로 들머리인 애매랑재까지 접근이 쉽지 않다.

단독 종주자라면 하절기에 15시간 이상 운행시간을 확보하여 가볍게 메고

답운치에서 한티재까지 당일종주를 생각해 볼만도 하다.


   애매랑재에서 칠보산 오름길이 힘겹고 한티재에서 검마산까지 연이은 잔 봉들을 넘기가 힘에 부친다.

칠보산을 지나면 완만한 능선이 한티재까지 이어진다.

등산로는 양호하고 한티재부터는 영양군에서 등산로를 정비하여 자연 관찰 학습장 같다.

구간 내내 춘양목이 에스코트를 하듯 마루금을 따라 늘어서 있다.

조망은 검마산까지 기대할 수 없다.

영양군의 교통편은 안동을 경유하는 것이 선택의 폭이 크다.


◈ 후기

    ▶ 애매랑재    6. 6(금) 5:10

      2주 전부터 기차표를 예약하려 했지만 현충일이 낀 샌드위치 연휴기간이라 이미 예약이 끝났다.

입석이야 가능하겠지만 밤새 잠 안자고 다음날 산행을 하게 되면

비몽사몽 중에 걷다 넘어 지거나 등산로를 이탈하여 헤맬 수도 있고,

졸리면 운행 중에 한숨자야 하는 등 정상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고속버스로 영주에 한발 앞서가서 청량리 발 기차를 기다리며

영주 역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새벽에 들어오는 기차를 타고 봉화군 분천 역으로 가서

현동 택시를 불러 들머리인 애매랑재로 접근하기로 한다.

영주 역은 규모가 큰 것 같고 오가는 기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로 새벽잠도 없이 분빈다.


      현동택시기사가 기차 도착 10여분 전에 나왔다며 새벽잠이 아까운 듯 푸념을 한다.

현동을 지나며 전화를 해야 하는데 내가 조금 일찍 전화를 했다나.

아침부터 시비를 가릴 생각은 없지만 나를 손님으로 아는지 졸로 아는지 자기 생각만 하는 것 같아 할애기를 한다.

“하루전날 예약을 했는데 못 미더워 도착하기 전에 다시 전화 하라 해서

나는 댁한테 다시 전화하기 위해 영주 부터 잠을 못 잣다” 했더니

“아! 그런가요.” 하며 겸연쩍어 하는 눈치다.


      산안개가 뿌옇다.

낯익은 길을 따라 남회룡 마을을 지나 애매랑재로 접어든다.

지난번 산행 중 뵌 적이 있는 김갑교 할머니의 자상함이 뇌리를 스친다.

가파른 애매랑재 절개지가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택시를 보내고 짐을 정리한다.

가파른 절개지 우측을 따라 네발로 기어오르니 절개지 상단 중앙부 못 미쳐 표지기들이 반기며 마루금이 이어진다.


   ▶ 칠보산    6:40, 6:55발

      하룻밤을 비박할 계획으로 주.부식과 장비 등을 챙겼더니 출발부터 중량감을 느낀다.

아침밥이라도 먹어치우면 무게가 줄 것 같아 애매랑재 출발 20여분 후 밥을 먹는다.

산행을 준비할 때 마다 가볍게 하고 멀리 뛸 것인가?

만일에 대비해 기본 장구를 갖출 것인가? 를 고민하지만 결과는 항상 신통치 않다.

가파른 오름길 후 짧은 평탄 능선을 세 번 반복한 후 칠보산에 오른다.

정상은 삼각점이 파헤쳐져 있고 사위가 막혀 전망이 없으며 정상 너머 바로 내리막이다.


   ▶ 새신고개    7:22

      칠보산에서 가파른 내리막 후 좌로 춘양목 군락지를 지나 평평한 능선을 따라 가다 새신고개를 맞는다.

영양군 신암리에서 새신마을을 잇는 전봇대가 가설되고 고개를 가로질러 전선이 지난다.

새신 마을은 지도상에 첩첩산중 마을로 표기되어 있다.


   ▶ 첫 번째 헬기장    7:50

      완만한 경사와 평탄한 능선이 반복되며 첫 번째 헬기장으로 이어진다.

헬기장은 오랫동안 방치 된 듯 잔솔이 자란다.

애매랑재부터 한티재까지 3개의 소형헬기장이 이 구간을 4등분하고 있다. 

       

   ▶ 두 번째 헬기장    9:57, 10:20발

      춘양목이 도열하듯 마루금을 따라 이어진다.

오르내림이 반복되다 쉬어가기 좋은 두 번째 헬기장에 도착한다.

점심을 먹고 도시락 통에 찬물을 부어 저녁으로 먹을 누룽지를 불린다.


   ▶ 세 번째 헬기장    12:30

      굴곡 없는 능선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좌측으로 춘양목 군락지를 조성하는 듯 참나무와 잡목들을 벌목하였다.


   ▶ 길등재    13:08

      완만한 내리막길을 지루하도록 걷는다. 좌측으로 벌목지가 여러 곳 나온다.

옛 길등재 우측으로 임도가 지나고 그 임도는 곧 마루금을 횡단하여 수비면 발리로 이어진다.


   ▶ 쉼터    13:55, 14:30발

      영양군 일월면과 수비면을 잇는 88번 국도가 내려다보인다.

한티재 조금 못 미쳐 소나무 몇 그루가 그늘을 만들어 쉬어가기 좋은 전망바위에 자리를 잡는다.

은박매트를 깔고 누워 허리를 편다. 오늘 가야할 길을 검마산 휴양림까지 생각한다.

조금 늦게 떨어지더라도  시간은 가능할 것 같지만 햇빛은 나올동 말동

고온다습하여 불쾌지수가 높고 땀을 많이 흘러 컨디션이 걱정스럽다.


   ▶ 한티재    14:45

      오솔길을 따라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한치재에 도착한다.

좌측 500미터 지점에 현대오일뱅크, 도로 건너편에 영양군에서 설치한 낙동정맥 영양구간 안내판이 보인다. 좌

측으로 뙤약볕아래 밭일하는 아낙들의 손질이 분주하다.

한티재 좌측 임도에서 묘지로 난 길을 따라 마루금을 따른다.


      영양군 관내 낙동정맥은 등산로 정비, 안내표지, 쉼터, 자연관찰표지 등을 정성들여 설치했다.

다녀 본 여러 곳 중에 으뜸으로 생각된다.

동해바다, 검마산 자연휴양림과 잘 정돈된 등산로, 백암온천, 안동 등

주변의 관광유적지를 잘 엮으면 몇 일간 조용히 머무를 가족 휴양지로 손색이 없겠다.

지금 내 형편이 가족 휴양지 소개할 처지가 아닌데 애기가 빗나갔다.


   ▶ 폐가    16:40

      한티재 지나 봉우리를 오르면 바로 내려가서 또 오르기를 반복하며 사람의 진을 뺀다. 

이미 몸은 지칠 대로 지쳐 5분가다 10분 쉬기를 반복 한다.

등산로 상의 묘지를 몇 개 지나고 우측 나무사이로 임도가 보인다.

좌측으로 밭이 나오며 그 건너 100m 지점에 폐가로 보이는 농가가 나온다.

30분이면 갈 거리를 2시간 걸려 간다.

더 이상 운행은 무리라고 판단하여 폐가 주변에서 비박하기로 하고 덤불숲을 헤치고 하산한다.


      나는 이 폐가를 우천마을로 착각하였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오로마을의 상부에 있는 폐가다.

집 주인은 오로마을에 거주하며 주변의 밭농사를 짓기 위한 영농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밭농사 일에 열중인 주인내외께 사정을 애기하니 자기 집으로 가자한다.

말씀만으로 도 고마움을 느끼며 하룻밤 사용허락을 받는다.

처마가 비바람으로부터 지켜주고 지하수가 콸콸 쏟아지며

몇 발짝이면 정맥으로 다시 들어설 수 있으니 이 첩첩산중에 호텔이 부러울 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