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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6) : 검마산휴양림~백암산갈림길~자래목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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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6) : 검마산휴양림~백암산갈림길~자래목이

하늘금2002 2007. 5. 14. 15:41

낙동정맥 6일차

검마산 휴양림 - 자래목이

<2003. 6. 14(토), 흐린 후 오후 늦게 비>

 

 

<지도> 백암산 ~ 자래목이

 

 

◈ 구간개요

 

<검마산휴양림-백암산갈림길-아랫삼승령-자래목이>

   이 구간은 야간에 접근하는 대중교통편이 용이치 않다.

구간 중 힘든 곳은 첫 번째 헬기장(918봉), 백암산 갈림길, 942봉 오름 길 정도다.

이 구간을 당일에 주행하려면 15시간 내외의 운행시간을 확보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중간 탈출로와 구간을 나누기도 마땅치 않다.

굳이 나눈다면 검마산휴양림-백암산갈림길-백암온천, 백암온천-백암산갈림길-자래목이 좋겠다.


   한두 군데 조망하기 좋은 곳이 나오나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길은 뚜렷하며 원시림과 같은 숲을 지난다. 산딸기가 지천으로 깔려있다.

중간에 식수를 보충할 만한 곳은 찾지 못했다.

백암산 갈림길 지나 임도로 내려서며 비가 온지 얼마 안 되어선지 물길을 건넌다.

정맥과 반대방향으로 임도 우측을 따라 내려가면 물길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 후기

 

  ▶ 검마산휴양림    6. 13(금) 21:30

      검마산 휴양림에서 자래목이까지 운행시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하루 전 출발한다.

들머리로 접근하는 수비까지는 동서울터미널에서 안동, 영양을 경유한다.

안동에서 영양은 차편이 많고 영양에서 수비행 막차는 21:40 까지 있다.

겨울철 눈이 오면 수비는 영양으로도 울진으로도 교통편이 두절되어 고립된다 한다.


      수비에서 밥 먹을 곳이 마땅찮아 영양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영양터미날 기사식당에서 버스 기사님들이 쏘가리와 꺽지를 기름에 튀겨 먹음직스럽게 양념 한 것을 같이 먹자한다.

냄새도 없고 고소하니 맛있다. 7-8명이 안주삼아 소주잔을 돌리며 한바탕 술판이 벌어진다.

너나할 것 없이 뼈다귀까지 맛있게 발라 먹는다.


      수비의 안동슈퍼에서 간식거리 등 산행 준비물은 거의 다 구입할 수 있겠다.

검마산 휴양림까지는 택시나 승용차편을 이용해야 한다.

검마산 휴양림의 아늑한 산림문화관 현관을 전세 내어 비박하기로 하고 관리 사무소에 신고를 한다.

보름달은 간데없고 구름에 가렸다 나왔다 달무리 지었다를 반복하는 변화무쌍한 달님은 내일 날씨를 예측불허하게 한다.

밤은 깊어가고 술에 취하는지 잠에 취하는지 나는 의식을 잃는다.  


   ▶ 검마산휴양림 임도    5:45 출발

      휴양림 임도에 설치한 영양군 낙동정맥 안내판 뒤로 표지기가 붙어 있으나 무시하고

임도 우측을 따르다 능선으로 접어든다.

자래목이까지 충분한 운행시간을 확보하려면 새벽 3-4시경에는 출발하여야하나

4:20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짐 정리한 후 5:20에 휴양림을 출발하여 임도로 향한다.

임도까지 25분이 걸린다.


      지난밤 객고를 달래려 홀짝홀짝 들이킨 깡 소주에 취해 늦잠을 자고 말았다.

술이 덜 깬 듯 몸이 흔들린다. 조잘거리는 새소리가 아침을 가르며 상큼한 숲 내음이 주변을 맴돈다.

휴양림 취사장에서 세면을 하고 하루치 물을 받는다.

아름드리 적송과 어우러진 경치가 능선에서 보는 것과 또 다르다.


   ▶ 헬기장(918.2봉)    6:35

      300미터 내외의 급한 비탈을 힘겹게 오르니 전망 없는 헬기장이다.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아선지 매우 힘들다. 들어온 길 바로 옆으로 나가는 길이 휜다.

스틱으로 방향을 짚어놓고 한 숨을 고른다.


   ▶ 검마산 정상 안내 표지판    7:25

      헬기장(918.2봉)을 지나 다시 임도를 만난다.

정맥이 고도를 높이니 임도는 옆으로 사라진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가끔 햇살이 비친다.

정상 같지 않은 숲이 무성한 등산로에서 검마산 정상 안내 표지판을 만난다.

칼은 빼어든 형상이 어쩌고저쩌고해서 기대를 했었는데 참 싱겁다.

이어서 두 번째 헬기장이 나온다.(7:53) 검마산 주봉인 듯 하다.


   ▶ 임도차단기    9:10

      능선은 완만하게 고도를 낮추며 부담 없이 진행한다.

1,000미터 내외에서 650미터까지 떨어진다.

좌측에 임도차단기가 있고 임도는 정맥을 가로 질러간다.

산뽕나무에 꺼멓게 농익은 오디를 따먹는다.

가끔 햇살이 비치더니만 구름 뒤로 숨고 바람이 세게 분다.

날씨가 변덕을 부릴 것 같아 쉬는 틈에 배낭카바를 씌운다.


   ▶ 백암산 갈림길 삼거리    10:28도착, 10:46출발

      기분 좋게 주행할 수 있는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다 백암산을 향해 고도를 높이며 힘을 빼놓기 시작한다.

600미터 내외에서 880미터 정도까지 올라간다.

정맥쪽으로는 당집모양 표지기가 무수히 걸려 있지만 백암산 쪽으로는 달랑 1-2개 정도 걸려있다.

“부산 씨채널-권” 표지기에 백암산 갈림길이라 적혀있으니 이마저 없으면 나 같은 사람은 그냥 지나칠 것 이다.


      백운산을 오를까 망설이다 자래목이 까지 운행시간이 부족하여 그냥 통과하기로 한다.

시장기도 느끼고 짐도 줄일 겸 부풀린 누룽지를 맛있게 먹는다.

갈림길에서 등산로를 따라 무심코 내려오다 물길을 건너 바로 임도를 만난다.

식수 삼거리인가? 황당하기도 하여 임도를 따를까 돌아설까를 생각하다 지도를 보니

다시 정맥과 만나는 것 같아 위쪽(좌측) 임도를 따르니 다시 정맥과 합류한다.


   ▶ 942봉    11:58

      정맥은 백암산 갈림길 지나 700미터 내외로 떨어져 완만한 경사로 이어지다

942봉 근처에서 급경사를 이뤄 힘들은 오름 짓을 한다. 전망도 없고 쉼터도 마땅치 않다.

10여분을 더 가면 좌우로 전망이 트이는 한 두 사람 쉬어가기 좋은 바위가 나온다. 


   ▶ 헬기장(921봉)    12:38

      940미터 내외에서 820미터 내외로 뚝 떨어져 또 힘겹게 오르니 헬기장이다.

들어온 길옆으로 나가는 길이 나있으니 환상방황을 면하려면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헬기장 지나 급경사 내리막 끝에 800미터 내외로 뚝 떨어진다.


   ▶ 윗 삼승령    13:10

      임도가 마루금을 지나고 영양군 낙동정맥 안내 표지판 뒤로 표지기가 붙어 있다.

이 구간은 한티재 부터 검마산 까지와 같은 안내표지와 시설물은 없으나 길은 뚜렷하다.


   ▶ 747.3봉    13:55

      오래된 묘지에 소나무가 여러 그루 파고들었다.

묘 자리가 좋아서 이 오지에 힘들게 묘를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돌보는 이 없어 이 모양이니 명당이 무슨 의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참을 쉬며 점점 지쳐가는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소금, 물, 간식을 먹는다.


   ▶ 아랫 삼승령    14:40

      747.3봉에서 급경사로 내려가다 완만한 능선을 이으며 또 한번 임도가 지나는 아랫   삼승령 이다.

예정시간보다 실제 운행시간이 점차 길어지니 자래목이 까지 갈일이 은근히 걱정이다. 허벅지에 쥐가 난다.


   ▶ 680봉    17:20

      아랫 삼승령을 지나 학산봉, 705봉, 쉰섬재를 지난다.

600 - 700미터 내외의 고만고만한 잔 봉들이 연이어 힘겹게 오르내린다.

680봉을 지나 무심코 가는데 길이 희미해진다.

두어번 오르내리다 정맥이 아님을 확신하고 돌아서는데 680봉 못 미쳐 표지기가 옆으로 난 길을 알린다.


      원시림과 같은 무성한 숲을 헤치며 한 시간 이상을 간다.

금방이라도 뭐가 튀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먹음직스럽게 익은 산딸기가 지천이라 마치 산딸기 밭 같다.

산딸기를 따먹으니 입안에 싱그러움이 가득하며 갈증을 해소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것 같다.

수시로 한 주먹씩 따먹느라 시간을 지체한다.


   ▶ 645봉    18:30

      680미터 내외에서 550미터대로 또 떨어진다.

지치고 기운이 떨어져 오르고 내림이 힘겹다.

옛 고갯길 흔적이 남아 있으니 위치상 서낭당 재를 지나는 것 같다.

옆으로 후드득 소리가 나 쳐다보니 고라니보다는 크고 노루로 짐작되는 두 놈이 잽싸게 뛴다.

자연생태가 잘 보존되어 산짐승을 보게 되니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론 멧돼지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어디선가 이름모를 짐승의 울음이 들린다.

나는 바짝 긴장하며 호루라기를 불어댄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삵쾡이 같은 짐승도 있다 한다.

날은 구름이 많이 낀 듯 어둡고 음산하게 느껴지며 소름이 쫙 끼친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며 더 어두워진다. 방수 덧옷을 걸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긴장이 되니 힘들은 느낌이 덜하다.


   ▶ 임도    19:10

      영양군 밤남골과 영덕군 백청리를 잇는 임도가 나온다.

많이 지친데다 계속 비가 오고 날이 어둡다. 무리를 피하고자 편법을 쓴다.

정맥으로 가지 않고 임도를 따라가다 밤남골 입구에 있는 자라목 쉼터(휴게소)에서 자래목이(창수령)로 접근하기로 한다.

     

   ▶ 자라목 쉼터(휴게소)    19:50

      임도를 따라 드문드문 민가가 있다.

물에 빠진 생쥐모양 휴게소에 들어서니 식사중인 손님과 주인이 의아한 듯 쳐다본다.

비빔밥 2공기를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주인의 아들로 뵈는 절도 있는 젊은이에게 비만 피할 수 있다면 아무 곳이나 좋으니 하룻밤 묵어 갈 곳을 부탁한다.

한 참을 숙고한 후 본인들로서는 손님에게 아무 곳이나 내줄 수 없으니 방을 쓰라 한다.

주인댁은 어디서 주무시느냐 물으니 식당 홀을 사용한다고 한다.


      때 묻지 않은 산골마을의 인심에 감격해야 할지!

영 마음의 부담이 되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어 사양하고

공사 중인 2층 방으로 안내를 하는데 2층으로 오르는 계단 옆이 아담하여 여장을 푸니 제 자리를 잡은 듯 홀가분하다.

비에 젖은 옷가지와 신발을 여기저기 널려놓고 잠자리를 정한다.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비를 피할 공간을 얻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별로 할일이 없어 일찍 잠을 청한다.


      자라목쉼터(휴게소, 054-33-1788, 32-6418)는 영양읍과 영덕군 창수면을 잇는

918번 지방도의 밤남골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2층 신축 건물로 1층은 식당을 하고 있으며 2층은 방을 만들어 7월부터 민박을 할 예정이다.

수도가 마당에 있어 세면 등 여러 가지로 편리하고 자래목이(창수령) 까지 걸어서 10분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