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금
낙동정맥(10) : 느지미재~별바위~피나무재 본문
낙동정맥 10일차 느지미재~별바위~피나무재 <2003. 8. 2(토), 구름 많고 바람>
<지도> 황장재 ~ 피나무재
◈ 구간개요 <산행경로 : 내원동-느지미재-왕거암-별바위-피나무재> 지난 6구간을 느지미재에서 마무리함에 그 연결을 위하여 다시 주왕산 내원동으로 향한다. 이번 구간은 K가 동행하기로 하나 원정 다이빙의 피로가 누적돼 중도 하산하고 또 나 홀로산행을 한다.(편의상 K라 함) K는 스킨스쿠버가 직업이고 산행은 운동 겸 취미로 하며 지난해 대간을 종주하다 태백산에서 만난 분이다. 느지미재는 주왕산-내원동-느지미재로 접근시간이 많이 걸리고 내원동 이후 계곡길이 불분명하며 장마철에는 물길이 위험해 나들목으로 부적합하다. 별바위에 이르면 사위가 확 트인다. 전 구간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고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길이 잘나 있다. 피나무재우측으로 300여 미터 내려서면 공원에 팔각정, 화장실이 있고 가까운 계곡에서 물을 구할 수 있어 야영지로 제격이다.
◈ 운행기록 ▶ 내원동가는 길 2003. 8. 1(금) 동서울에서 안동으로 향한다.(16:45) 태백, 봉화를 드나들며 영주, 현동을 경유했던 것처럼 영양구간은 안동, 진보를 빈번하게 경유하게 된다. 피서 철이라 고속도로 정체가 심하다. 안동에서 K와 합류하여 진보에 도착하니 청송(주왕산)행 버스가 끊겼다.(21:40) 진보택시로 주왕산입구에 도착(22:00경, 25,000원), 식당가에서 늦은 저녁을 먹으며 내일 조.중식용 공기밥 2그릇을 싸달라고 한다. 상의매표소를 출발(23:00) 내원동 분교를 개조한 식당 평상에서 하룻밤 머물러 가기로 한다.(익일 1:00)
▶ 내원동 출발 2003. 8. 2(토), 5:20 단잠을 자다 새벽녘 청량한 새소리에 아침을 맞는다. 엎치락뒤치락 하다 동트는 것을 보며 잠자리에서 일어난다.(4:40) K가 컨디션이 안 좋은 듯 내려가겠다는 것을 여기까지 왔는데 느지미재까지 가보자며 만류한다. 간단히 세면을 하고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 산안개 자욱한 내원동 마을을 출발 한다.
▶ 큰골계곡 발원지(왕거암 직전 둔덕우측) 7:50 낯익은 가메봉 갈림길 표지판과 매미채를 세워놓은 듯한 표식물을 지나 계곡을 건너 느지미재를 향한다. 이른 아침인데 땀이 비 오듯 한다. 길이 끊어질라치면 휴식 겸 멈춰서 이리저리 길을 찾는다. 계곡에서는 하산 길과는 달리 오르는 길 찾기가 수월치 않다. 소요시간으로는 이미 왕거암 갈림길을 지나 대관령 정도는 가야할 시간인데 느지미재도 찾지 못하고 아직 계곡에서 헤매고 있다. 뒤따라오던 K가 힘들어하며 짜증을 토한다. 나도 당혹스럽다. 이쯤에서 저쯤에서 치고 오를까를 망설이다 진행 방향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은 것 같아 계곡을 따라 하늘이 가깝게 보일 때 까지 가보기로 한다. 계곡은 점점 가팔라지며 끝이 가까운 듯 물기도 가시고 하늘이 뿌옇게 다가온다. K에게 잠시 휴식을 권하며 배낭을 맡겨놓고 된비알 좌측 능선을 향해 잡목을 헤치며 정찰을 나간다. 3분여 진행 했을까? 잘 닦인 등산로에 정맥을 알리는 표지기가 휘날린다. 너무 반가워 뽀뽀라도 해주고 싶다.
▶ 느지미재 8:50 왕거암 직전 둔덕에서 아침밥을 먹는다.(8:00) K는 이미 하산을 결심하였다. 초행길이라 느지미재까지 바래다준다.(8:50) K를 배웅하고 둔덕에서 다시 출발한다.(9:20) 한여름 산행하기에 좋은 이른 아침의 금쪽같은 시간을 어이없게 써버린다. ▶ 왕거암 갈림길 9:30 정맥은 왕거암을 비켜가며 갈림길에서 8분 여 거리다. 주왕산 국립공원지역에서 가장 높다는 왕거암의 정상은 조망조차 없는 허술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가메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삼각점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린다. ▶ 갓바위 전망대 10:40 왕거암 지나 동쪽으로 전망이 트이는 바위에서 휴식을 취한다. 저 산 너머 동해의 물결이 출렁대는 듯한 환상을 접한다. 밑은 절벽이다. 등산로에 웬 비닐 텐트가........... 청정 국립공원에 일회용 도시락용기, 음료수병, 쓰다버린 비닐, 침구류 등이 널 부러져 보는 사람이 안쓰럽다. 능선에 드넓은 풀밭이 평원을 이룬다. 표지판이 갓바위를 알린다. 탁 트인 전망대에서 시원스런 조망을 즐긴다. ▶ 798봉 11:25착, 11:50발 무더위에 땀깨나 흘리며 가파르게 오른다. 정상의 헬기장에 주저앉아 점심 겸 휴식을 취한 후 출발하기로 한다. ▶ 별바위 14:20 작은 봉우리 몇 개를 오르내리다 100여 미터를 힘겹게 오르니 주산재 갈림길이다. 위태위태한 급경사를 오르니 사위가 시원하게 트인다. 낙동에서 처음으로 맛보는 막힘없는 전망이다. 구슬땀을 식히는 시원한 바람도 분다. 가족을 생각하며 작은 돌무더기에 몇 개의 돌멩이를 더 쌓는다. 하루밤 쉬어가고 싶은 ....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별바위를 뒤로한다. 작은 돌이 깔린 급경사 내리막길이 좌측으로 살짝 휘며 통천문을 스쳐간다. 빗길에 낙석이라도 날리면 위험한 길이다.
▶ 피나무재 16:40 무더운 여름철 한 낮의 열기는 나를 녹여버릴 것 같다. 땀은 비 오듯..... 체력은 바닥을 긋고 발걸음이 무겁다. 수건에서 쉰내가 진동을 한다. 힘겹게 피나무재에 내려서 그대로 주저앉는다.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한가로이 쉬다가 안스러운 듯 얼음물? 시원한 음료수? 과일? 밥? 이것저것 챙겨 줄라한다. 염치불구 쉽게 구할 수 없는 소주나 한 병 달라하니 2병을 꺼내준다. 대구 아저씨는 수박을 쪼개준다. 착하신 분들 자손대대로 복 받을 껴!!!!!!!!!!!!!! 부산, 대구에 사시는 분들이라 한다. 피나무재 가까이 공원에 정자가 있다하는데 좌우로 휘둘러보아도 보이질 않는다. 좌측으로는 있을 것 같지 않고 우측(청송)으로 300여 미터를 내려가니 소공원에 정자,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다. 도로를 따라 200여 미터 내려가니 도로 위쪽 계곡에 물이 흐른다. 물 받고 몸 닦고 하룻밤 보내기는 특급호텔보다 낫다. 18:10경 진보행 시내버스가 지난다. 혼자 쓰기엔 넓은 정자다. 석가래에 테이프슬링을 걸어 땀에 절은 옷가지를 말리고 자리를 정한다. 산은 어둠이 빨리 찾아온다. 해가 저물매 오가는 차량도 뜸하다. 몰려오는 땅거미를 친구삼아 소줏잔을 기울인다. 맹물에 불인 누룽지 보다 고추장에 찍어 먹는 멸치에 소주 한잔이 더 맛있다. 아무렴 땀 빼고 더위와 씨름하며 민방공훈련하면서 홀로 먹는 소주가 제 맛이 나겠는가? 한 병은 피나무재 산신령 몫으로 남기고 간다. ◈ 교통 및 숙식
▶ 교통 ♠ 하행 : 8/1(금) 16:45동서울→20:50안동→21:45진보(택시25,000원)→22:00주왕산입구(도보2시간)→내원동 ♠ 들머리 : 8/2(토) 5:20주왕산내원동→8:50느지미재 ▶ 숙식 : 매식, 누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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