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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12) : 통점재~한티터널

하늘금2002 2007. 5. 14. 16:06

낙동정맥 12일차

통점재-한티터널

<2003. 8. 13(수), 흐린 후 맑고 바람>

 

 

<지도> 가사령 ~ 한티재

 

 

◈ 구간개요

 

   통점재에서 한티재 거쳐 시티재까지는 특이하게 인식될만한 지형지물 없이 무수히 많은 잔 봉들을 오르내린다.

또한 마을과 도로가 가까운 탓인지 많은 옛길들과 고개들이 넘나들어 역주행시 특히 주의해야겠다.

통점재에서 한티터널까지는 776봉 갈림길, 가사령에서 788.2봉, 배실재에서 침곡산 오르는 길이 다소 가파르고,

한티터널에서 시티재까지는 블랫재에서 운주산, 이리재에서 도덕산 갈림길, 오룡고개에서 521.5봉 오르는 길이 힘들다.

길은 전반적으로 잘 나있으며 오룡마을로 내려서며 길 찾기에 주의해야겠다.  


◈ 후기

 

   ▶ 상옥리 가는 길

      서울에서 23:30 출발한 심야 우등고속은 중간에 한번 휴식을 하고 3:45에 포항에 도착한다.

택시를 타고 시내버스 정거장으로 향한다.(기본요금)

시내버스와 시외버스 정거장은 붙어 있는데 시내버스는 닫혀있고 시외버스는 열려 있다.

시간이 일러 시외버스 매점 진열대에 누워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다

심야영업중인 구내식당에서 해장국 한 그릇을 맛있게 먹고 시내버스로 향한다.  


      5:40발 상옥리 행 첫차는 7번 국도를 따라 흥해읍을 거쳐 청하면을 지나 68번 지방도를 따라서

산기슭을 굽이굽이 돌아 6:40경 통점재에 최 근접지인 SK주유소 앞에 나를 내려준다.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는 하루에 포항버스가 3번<5:40→7:45, 10:15→12:40,

16:15→18:30(포항 출발시간→상옥리 출발시간, 피서철인 8월은 다소 유동적)>, 대구버스가 1번 들어온다.


   ▶ 통점재    7:20 출발

      SK주유소 앞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20여분을 걸어 올라간다.

도로는 8월 초 까지 바닥 다지기 공사 중이었는데 이미 아스팔트포장이 끝났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통점재를 출발한다.


  ▶ 776.1봉 갈림길    8:00

      통점재에서 완만한 경사를 따라가다 776.1봉 직전에서 힘겹게 오른다.

정맥은 776.1봉을 비켜간다.

중간에 갈림길과 소로가 많아 역주행시 정맥을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구름이 많이 끼어 배낭카바를 씌우고 출발한다.


  ▶ 가사령    9:05

      옛 가사령은 인적이 끊긴 듯 잡초만 무성하다.

가사령은 옛 가사령에서 10분 거리고 작은 봉을 하나 넘든가 옛 가사령을 따라갈 수 있다.

절개지 하산길이 가파르니 작은 봉을 넘기를 고집하는 것보다 옛 가사령을 따라 가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피서 철이 지난 듯 차량 통행이 뜸하다.

가사령은 죽장면 상옥리에서 가사리로 넘어가는 69번 지방도가 지난다.


   ▶ 헬기장(성법령 인접)    10:15

      가사령에서 599.6봉 오름 길이 가파르다.

숲 속에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옛길 흔적이 여러 곳이다.

뒤편으로 상옥리가 엿보인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여름산행을 도와준다.


  ▶ 두 번째 헬기장    11:45

      헬기장으로 오르는 길옆으로 나가는 길이 있어 주의해야겠다.

헬기장 오르기 전 배가 고파 적당한 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간다.


  ▶ 배실재    12:55

      고도는 780미터 내외에서 550미터로 뚝 떨어진다.

고도로 보아 사관령을 지난 듯 하다. 잔 봉 몇 개를 넘어 배실재에 이른다.


   ▶ 침곡산    14:45

      표고 450미터에서 600여 미터로 높이다 다시 500미터대로 떨어지고 이어서 200여 미터를 힘겹게 오른다.

정상 가까이 묘 1기와 헬기장 흔적이 있다.


   ▶ 철탑    15:05

      침곡산에서 가파르게 내려와 530미터로 뚝 떨어진다.

눈앞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76봉이 우뚝하고 오르기에 앞서 잠시 숨을 고른다.

전 구간 전망이 없고 삼림욕 하는 기분이다. 


   ▶ 산불감시초소    16:00

      고도 500 미터대에서 600여 미터 봉을 두개 넘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76봉을 힘들게 오른다.

“사람과 산”의 고도 표에는 768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전망 없이 잡풀만 무성하다.

산불 감시초소만 보고 무심코 직진한다.

잡목과 칡넝쿨이 엉클어진 미로 같은 길을 온 몸을 던져 뚫고나가다 스틱 캡이 빠져나가 어둠 속에서 한참을 찾는다.

아무래도 맥을 잘못 짚은 것 같아 다시 산불감시초소로 돌아간다.

정맥은 우매한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감시초소 못 미쳐서 우측으로 빠져 나가며 한티재를 향해 고도를 낮춘다. 


  ▶ 한티터널    17:34

      고도 580미터 내외에서 270미터대로 떨어져 가뿐하게 내려간다.

옛 재가 정맥을 가로질러 순간 한티재인가 싶어 좌측으로 빠져나와 지도를 살피니 먹재 다.

또 작은 봉 하나를 넘는다. 한티터널 위에서 우측 터널 밑을 내려다보았더니 아찔하다.

좌측 옆으로 표지기를 따라간다. 길은 희미하게 왼쪽 사면을 잇는 길과 한티터널 앞으로 내려가는 방향으로 갈라진다.


      잘 가꾸어진 널찍한 잔디 공원이 나오고

소형 화물차량을 개조한 포장마차에서 간단한 음료, 삶은 옥수수, 라면 등을 판다.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한담을 나누며 더위를 피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큰 대자로 누어 뻐근한 허리를 펴고 파란 하늘을 마주대한다.


  ▶ 할매순두부 집    18:40

      포장마차 주인의 안내로 개천에서 목욕재계 후 민생고 해결을 위해 할매 순두부집을 찾아 나선다.

죽장면 정자리 방향으로 터널을 통과하여 400미터 지점 오른쪽으로 큰 개천이 흐르고,

할매순두부 집은 개천에서 도로를 따라 20여분을 더 걸어가서 길가에 있다.

길가에는 메밀꽃 모양 하얀 꽃이 도로변을 소박하게 장식하고, 과수원은 보기만 해도 신맛이 돋는 풋사과가 영글고 있다.

우리 콩만을 사용하여 전통 방식으로 순두부를 만들고 있다 한다.

매점도 겸하고 있어 산행에 필요한 간식도 준비할 수 있다.


      衣食住라 했던가?

먹는 문제가 해결되니 잠자리를 찾아야 한다.

다시 터널을 통과하여 잔디공원으로 가서 누울 자리 만들 일이 까마득하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마당에 지나는 손님을 받기 위해 설치한 천막 지붕과 평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인 할머니께 하루 밤 사용 허락을 받는다. 예전에도 여러 사람들이 자고 갔다 한다.


      한티터널에서 하루 밤을 보내야 한다면 정맥에서 옛 한티재 까지 운행한 후

왼쪽 죽장면으로 하산하여 개천에서 목욕하고, 할매 순두부집에서 밥 먹고,

잔디공원에 잠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저녁 9시 지나 가게 문을 닫는다. 둥근달은 아니지만 달빛이 구름사이를 지나며 어둠을 밝힌다.

어둠에서 별로 할 것이 없다. 지나는 차 소리를 자장가 삼아 일찍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