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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 정맥(21) : 지경고개~금정산~개금고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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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 정맥(21) : 지경고개~금정산~개금고개

하늘금2002 2007. 5. 14. 16:25

 

낙동정맥 21일차

지경고개-금정산-백양산-개금고개

<2003. 11. 22(토), 맑음>:

 

<지도> 지경고개 ~ 개금고개

 

 

◈ 구간개요

 

   낙동정맥의 마지막 구간으로 부산시가지를 좌우로 내려다보며 지나간다.

이어지는 정맥은 부산시민들의 사랑받는 등산로이자 산책코스로 잘 정비되어 있고

바다, 강, 시가지를 내려다보거나 끼고돌아 능선에서의 전망이 좋다.

간혹 선답자에 따라 시가지를 지나므로 종주 의미를 축소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나

이 구간 종주를 생략 했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 했다.


   바다와 하구의 풍경, 일출과 일몰을 보며 영남 알프스와는 또 다른 정취와 낙동정맥의 진수를 맛볼 수 있었다.

개금고개, 구덕령, 대티고개, 까치고개, 괴정고개, 장림고개 구평가구단지, 신다대 등 시가지를 지나며 길 찾기에 주의해야겠다. 군데군데 식수를 보충할 수 있고 간식도 사먹을 수 있다.

가벼운 차림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면 즐길 수 있는 산행이 되겠다.


 

◈ 운행기록

 

   지경고개    4:50  

   부산까지 이동거리가 다소 길어 심야 우등을 5시간 정도 타게 되므로 부족한 수면을 다소라도 보충할 수 있어 좋다.

4시경 버스가 정차하여 얼떨결에 내려서니 택시기사들의 호객으로 시끄럽다.

여기가 어딘가? 중간 기착지 “두실”이라 한다. 다시 버스를 타고 4:10경 노포동에 도착한다.

새벽 날씨가 매섭다. 올 겨울 처음 찾아오는 추위라 한다.

24시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온기를 느끼며 아침을 대신한다.


   터미널 앞에 줄지어선 택시기사들에게 지경고개를 물어보나 아는 이가 없다.

대충 설명을 하고서야 요금을 흥정하고(8천원) 갈 길을 정한다.

양산가는 구 도로를 타고 양산C.C.와 통하는 녹동교 앞에 내린다.

자두농원 입구를 찾다 미나리꽝으로 잘못 들어가 새벽부터 수렁에 빠지는 등 두어번 시행착오를 겪다

녹동교에서 오른쪽으로 100여 미터 지점에 있는 자두농원 입구를 찾아 시멘트 포장 농로를 따라 올라간다.

두 달여 만에 찾는 길이라 영 생소하다.


   계명봉    6:15

   좌측에 농원을 끼고 시멘트 도로를 따라가다 비포장 농로로 바뀌며 길은 좌측으로 휜다.

길가 제법 큰 나무 높은 가지에 “포항 대정산악회” 표지기가 야리꾸리하게 달려있다. 앞은 넓은 풀밭이다.

올라가보지만 길이 끊긴다. 어둠 속에서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다 농로가 좌측으로 휘는 대정산악회 표지기까지 후퇴한다.

좌측으로 휘는 농로를 따라가니 폐가 앞을 지나 더 넓은 농장 밭에서 우회전하여 올라간다.


   흔적이 뚜렷한 길과 오래되어 삭은 표지기도 간혹 눈에 뛴다.

숲으로 들어서니 확실한 등산로가 좌우로 길게 뻗어있다.

낯선 표지기가 붙어있고 좌 상향 우 하향 하므로 오른쪽으로 진행했지만 또 알바를 한다.

분기점까지 돌아 나오니 정맥은 정면으로 이어진다. 족히 30여분을 헤맨다.

이후 다소 가파르게 올라야 하지만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좁은 뽀쪽 정상에 돌무더기가 반긴다.

깎아 자른 손톱 모양의 달이 애처럽게 새벽하늘에 걸려있고 도심의 야경이 아름답다.


   746.6봉    7:14

   맞은편 746.6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힘겹게 오른 계명봉에서 거의 250여 미터를 뚝 떨어진다.

떨어진 만큼에다 고도차를 더하니 400여 미터를 올라야 하니 부담스럽다. 새

벽예불을 마치는 시간인 듯  청아한 목탁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안부까지 급경사를 긋다 완만한 오름 경사가 길게 이어진다.


   정상을 5분여 남겨놓고 일출이 터진다.

새벽산행은 정상에서 일출 보는 맛이 짭짤한데 아쉽다. 밋밋한 746.6봉에 오른다.

오른쪽으로 천 삼 백리를 유유히 흘러온 낙동강과 그 흐름으로 빠져들고 있는 낙남의 끝 동신어산을 만난다.

좌로 아침햇살을 머금고 금빛물결 출렁이는 동해바다와 해안시가지, 뒤로는 영남알프스 산군이 조망된다.


   고당봉    8:25착, 8:50발

   746.6봉을 내려 옹달샘을 만난다. 한 방울씩 찔끔거려 물 받다가 늙어죽겠다. 식수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람한 영남 알프스 산군을 뒤로하고 전후좌우 조망이 뛰어난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린다.

전망 좋고 사연 있을 법한 바위 봉들을 좌우에 끼고 간다. 능선의 등산로는 고속도로처럼 훤하다.

전날의 질퍽한 땅이 얼어붙은 듯 발자국 닿는 곳마다 퍼석거린다.


   산상의 성채 같은 우람한 바위 봉을 올라 고당봉 정상석을 만난다. 압권의 전망이다.

양지바른 한쪽에서 요기와 휴식과 전망을 즐기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간다.

왼쪽 발아래 고층건물로 빼곡한 도심을 내려다보며 능선으로 이어진 옛 성곽 따라 걷자니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기행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한다.


   북문    9:10

   완만한 길이 여러 갈래 북문으로 이어진다.

북문 안팎으로 삼색 띠가 펄럭이는 솟대들이 유별나다.

오른쪽 산장 같은 건물과 급수대를 지난다.

한쪽에서 포장마차 영업 준비로 바쁘고 가벼운 차림의 일반 등산객들을 자주 만난다.


   원효봉    9:35

   성곽위로 이어진 주능선을 따른 등산로가 양호하다. 삼각점을 확인한다.

능선은 몸을 날려버릴 것 같은 매서운 찬바람이 분다. 얼굴이 얼얼하다.

바람막이가 되는 남향 언덕배기는 햇볕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산성고개    10:42착, 11:10발

   등산로는 좌로 산성을 끼고 의상봉, 동문을 지나 계속된다.

안부로 내려서는 산성고개의 포장마차는 쉬어가기 좋다.

따끈한 오뎅 국물로 해동하고, 오뎅을 안주삼아 막걸리 두 사발을 들이켜니 요기와 해장을 겸하여 일석 삼조다.

사면을 따라 이어진 시멘트 도로가 남문으로 연결되고 정맥은 산성을 따라간다.


   제 2망루    11:40

   제법 비탈진 길을 올라서니 왼쪽으로 망루가 서 있고 시멘트 포장도로가 지나며 망루 바깥으로 주차장이 있다.

성곽을 따라 정맥과 등산로가 이어졌으므로 주저 없이 <망루-케이블카-남문> 표지판을 지나 남문으로 향한다.

또 다른 알바의 시작일 줄이야..................정맥은 남문으로 향하지 않고 케이블카방향으로 진행한다.


   만덕고개    13:25

   안팎이 주차 가능한 남문을 지나 상계봉 못 미쳐 헬기장에 선다.

미심쩍어 일반 등산객들에게 만덕고개 가는 길을 두어번 물어 보았으나 한결같이 헬기장에서 내려가라 한다.

헬기장에서 초로의 등산객을 만나 길 안내를 받으며 석불암을 구경한다.

석불암을 나와 급경사 내리막으로 진행하는 것과  건너편 능선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서야 길을 잘못 들었음을 확인한다.

석불암 가는 도로건너 부활동산 공원묘지 밑을 가로질러 정맥으로 붙는다.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난다.

  

   산불감시초소(첫번째 돌탑)    15:15

   만덕고개건너 중계탑에 오르니 전망이 트이며 동백섬과 부산시가지가 조망된다.

굴곡이 없어 부담 없이 운행할 수 있는 방화선겸 산책로가 만남의 광장을 지나

어린이 대공원에서 올라오는 안부까지 기분 좋게 계속된다.

이후 350여 미터의 고도를 높이며 돌탑이 있는 산불감시초소까지 힘겹게 오른다. 

해운대 앞바다와 동백섬이 확연히 내려다보인다.


   백양산   16:00

   좌로 부산앞바다와 시가지, 영도 우로 낙동강을 굽어보며 고속도로 같은 방화선을 지나 고만고만한 봉우리 4개가 이어진다.

같은 바다와 낙동강일지라도 보는 곳에 따라 느낌이 또 다르다.

좌우로 낙동과 낙남을 울타리 삼고 수수만년 온갖 사연과 풍상을 겪으며

유유히 흘러온 낙동강은 천 삼 백리 길을 마무리 하려는 듯 김해평야를 잉태하고 합수를 준비한다.

광활한 벌판과 하구가 내려다보인다.


   삼각봉    17:10

   백양산을 내려서며 애진봉(헬기장)을 지난다.

울퉁불퉁 암릉이 이어진다. 삼각봉 바로 밑 전망바위에서 낙동강 하구 너머로 지는 일몰을 본다.

서서히 땅거미가 찾아들고 서둘러 헤드랜턴을 준비한다.


   개금고개(지하철 2번출구)    18:30

   어둠 속에 등산로를 따라간다. 삼각봉 지나 완만한 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암봉, 암반이 많은 길이다.

정자로 만든 쉼터가 나오고 우로 산책로가 이어진다.

아파트 단지 뒷편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니 좌로 계림초등학교 정문, 우로 LG아파트 103동이 나온다.

큰 도로로 나가 좌측으로 300여 미터 따라가다 육교을 건너 지하철 개금역 2번 출구에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선답 기록에 의하면 삼각봉 300여 미터 아래 두 갈래 갈림길에서 왼쪽 줄기로 진행하고,

갓봉에서 100여 미터 내려가서 왼쪽, 이곳에서 300미터 아래 4-5갈래 갈림길에서 헬기장이 있는 곳, 다시 철탑봉우리 - 임도 - 예비군 훈련장 - LG아파트 213동 - 개화초등교 - 개금고개 -육교 - 지하철 개금역 2번 출구로 진행한다고 한다.

나는 선답 기록과 달리 개금고개 육교 우측 300여 미터 시가지에 떨어져 정맥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