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금
낙동정맥(19) : 지경고개~천성산~원효암 본문
낙동정맥 19일차
지경고개-정족산-천성산-화엄벌-원효암
<2003. 9. 27(토), 맑음> :
<지도> 지경고개 ~ 지경고개
◈ 구간개요
영취산에서 뚝 떨어진 정맥은 시가지, 골프장, 공원묘지로 훼손되어 흔적을 찾기도 어렵다.
정족산을 일으키며 천성산, 원효산에 이르러 그 세를 회복하나
곳곳에 암자와 군사지역으로 산정과 능선을 난자질하듯 도로가 뚫리고 출입이 통제된다.
영남알프스 마지막 구간으로 정족산, 천성산의 전망이 일품이고 수시로 전망이 트인다.
또 원효산 화엄벌의 억새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정맥의 훼손된 구간을 정확하게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무리 없이 통과하는 것도 의의가 있겠다.
◈ 후기
▶ 지경고개 가는 길
양산 통도사행 심야 우등고속은 23:30에 동서울에서 출발한다.
미리 예매를 해놓고 우연찮은 일로 출발시간에 늦어 차를 놓치고 만다.
닭 쫒다 개 지붕 쳐다보는 기분이 이런 걸까? 매표직원이 친절하게 24:00발 울산행이 언양을 경유한다며 타고가기를 권한다.
얼씨구나! 짧은 시간에 지옥과 천당을 왕래한다. 4:35경 서울산 IC에 나를 내려준다.
서울산 IC를 걸어 나와 터벅터벅 걷고 있으니 택시가 뒤에서 다가와 빵빵 거린다.
무조건 타고서 지경고개를 가자하니 모른다 하여 현대.기아차 양산출고센타를 거명하니 알아듣는다.(택시 10,000원)
▶ 지경고개 5:15출발
조명이 밝은 양산출고센타 정문에서 행장을 정비하고 있으니 경비근무자가 의아한 듯 다가온다.
적당히 큰 배낭을 메고 아래위로 새까만 옷에 장갑 끼고 머리에 랜턴을 찼으니 내가 생각해도 수상한 사람으로 생각할만하다.
양산출고센터를 우측에 끼고 도로를 따라 지경고개를 향한다.
지경고개 마루에 있는 산마루식당 앞 전봇대 옆에 있는 표지기를 확인하고 출발한다.
▶ 두 번째 묘지군 5:35
태풍에 부러진 잔솔가지와 나뭇잎으로 덮여 등산로는 희미하다.
희미한 등산로와 표지기를 따라 첫 번째 묘지 군에 도착하고 곧 이어서 묘지 2-3개가 나온다.
“낙동정맥로 통도CC"의 표지기가 달리고 주변정리를 잘하여 자연스럽게 골짜기로 향한다.
통도CC 표지기를 따르다 연못을 만난다는 애기를 들은 적이 있어 첫 번째 묘지 군 훨씬 이전까지 돌아 나와 수색하듯 다시 진행한다.
방향은 역시 같은 방향이고 통도CC의 표지기를 만난다.
이러는 사이 날이 밝는다. 통도 CC가 유도하는 표지기 우측으로 필드가 보인다. 14번 홀에 도착한다.
통도CC에서 정맥꾼들이 골프장 가운데로 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골프장 외곽으로 유도표지기를 설치한 모양이다.
다음에도 카트전용도로를 따르다 티하우스 가는 길에서 돌계단을 올라가도록 유도하는데 묘지 4,5기로 올라 길이 끊긴다.
▶ 골프장고개 7:42착, 8:00발
14번 홀은 정맥에서 내려서자마자 표식이 되어 있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드넓은 골프장에서 넓고 긴 각 홀마다 숲으로 구분되어 있어 보이지를 않는데 다음 홀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답답한 애기다. 골프장을 만들며 훼손한 정맥을 고집하는 것보다
대략의 방향으로 진행하며 골프장을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란 생각이 든다.
정맥을 어떻게 찾아갈까? 막막한 심정으로 14번 홀을 나오다 순찰중인 근무자를 만난다.
길을 물으니 그것이 그렇게 소중한가? 라고 묻는다. 말로 다할 수 없이 소중하다고 대답한다.
다소 우회하지만 카트 전용도로를 계속 따라가라 한다. 카트 전용도로를 따르다 티 하우스 앞을 지난다.(7:20)
조금 올라가니 갈림길이 나오고 왼쪽 “북OUT"방향으로 진행하다 오른쪽으로 난 시멘트 길을 따라간다.
저수조 앞을 지나고 비포장도로와 접하는 골프장 고개다. 고개 좌우로 표지기가 달려있다.
노상산을 안 올랐으니 바르게 간 것일까?
▶ 공원묘지 8:40
골프장고개를 지나 송전탑이 나오고 완만한 능선이 공원묘지까지 이어진다.
개인묘지 앞을 내려서니 앞으로 공원묘지가 들어차있고 왼쪽으로 계곡물이 흐르며
시멘트길 건너 출입문에 형제농장이란 현판이 보인다.
우선 공원묘지 전체가 잘 조망되는 곳에서 지형을 살펴야 할 것 같다.
공원묘지 가운데 툭 튀어나온 정상부를 주시하고 방향을 설정한다.
공원묘지 가운데로 난 꾸불꾸불한 길을 따라간다. 돌출 정상부 아래쪽으로 난 도로에 선다.
이 도로는 묘지 왼쪽을 따라 이어지다 오른쪽으로 꺾어지며 연결된다. 나무에 표지기가 걸려있다.
왼쪽 숲과 묘지의 경계를 따르는 도로를 따라가다 표지기를 따라 축대를 타고 올라 공원묘지를 벗어난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곳이라 정맥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왼쪽 숲과 묘지의 경계를 따르는 도로를 따라가는 것이 공원묘지를 벗어나는 가장 쉬운 방법일 것 같다.
▶ 전망봉 9:42
묘지 왼쪽 축대를 타고 올라 가파른 오르막이다.
능선에 접어들며 바위에 “운봉선화회원 추모비”가 서있다.
능선 왼쪽으로 컨테이너 박스 2개가 있고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봉우리에 서니 사위가 확 트이고 신불, 영취 등 영남 알프스 산군은 구름에 쌓였다. 정족산으로 착각할만하다.
▶ 정족산 10:20
전망봉을 지나 공원묘지에서 뒤쪽으로 올라온 임도가 정맥과 합류하여 방화선처럼 이어진다. 임도는 정족산 정상을 우회한다.
정상 바위에 삼각점을 설치하였고 맞은편 바위에 태극기와 정족산을 새긴 돌 판이 붙어있다. 정상은 사면이 툭 터진 전망대다.
정상을 내려서 임도와 다시 만난다. 임도는 두 갈래를 쳐 한 갈래는 능선으로 이어지고 한 갈래는 내리막을 긋는다.
왼쪽 능선으로 갈래 친 임도를 따라간다. 100여 미터를 가서 또 임도가 나누어진다. 오른쪽 임도를 따라간다.
정족산 정상을 내려와 임도 한쪽으로 흐르는 물을 식수로 받을려고 하니 가늘고 긴 갈색의 억새줄기 같은 것이 흐느적거려 포기한다.
▶ 대성재 11:02
임도의 끝에서 정맥은 억새밭으로 들어간다. 표지기가 눈에 띄지 않아 몇 번이나 가기를 망서린다.
재 옆으로 대성암까지 연결되는 시멘트포장도로가 지난다. <통도사 2:30, 천성산 2:00, 영산대 1:00> 팻말이 있다.
2시간 30분의 거리를 나는 6시간 가까이 걸렸단 말인가?
통도CC에서 좀 헤매고 느리게 진행한 것 밖에는 없는데 이렇듯 시차가 크단 말인가? 뭐가 잘못됐는지 알 수가 없다.
▶ 안적고개 11:30착, 11:50발
대성재에서 사면을 잇는 지름길이 곧 도로와 만난다.
시간을 벌 겸 잔 봉 2개를 우회하여 도로를 따라 안적고개까지 간다. 영산대에서 올라오는 도로는 보수공사중이다.
그늘에서 김밥 한 줄을 먹는다. 아직 햇볕이 뜨겁다. 가끔 등산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 천성산 13:20
정맥은 임도를 따라 한참을 이어가다 숲으로 들어간다. 완만한 경사를 계속 오른다.
정상은 날카로운 칼바위다. 전후좌우 사방의 조망이 확 트인다. 울산시가지와 울산 앞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많은 등산객들이 전망을 즐긴다. 안적고개에서 올라온 임도가 정상부 아래를 지난다.
현지에서는 군사지역으로 출입통제하고 있는 원효산을 천성산이라 하고 천성산을 천성 2봉이라 한다.
▶ 화엄벌 14:50
한없이 앉아 있고 싶지만 시간이 흐르듯 나도 떠나야 한다. 천성 2봉을 내려와 표지기를 따라간다. 등산로를 따라가다 임도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원효산이 바라다 보인다. 임도가 원효산과 멀어지며 이상한 예감이 들어 물어보니 지나왔다 한다.
정맥은 천성산을 내려와 등산로를 따라가다 임도가 오른쪽으로 휘는 곳 까지 가지 않는다.
100여 평 소나무 보식한곳 못 미쳐 오른쪽으로 휘며 등산로가 사면을 따라 물길 2-3곳을 지나 화엄벌 안부로 연결된다.
등산로는 태풍으로 뿌리가 뽑힌 거목이 막고 있다. 일반 등산로와 연결되어 무심코 진행하다 알바로 연결될 구간이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억새가 너울대는 화엄벌이다.
자연생태 습지 안내판이 서있고 지뢰지대 표지판과 출입금지 철조망이 설치되어있다.
지나는 이가 경부고속전철 터널이 천성산을 관통하게 되어 습지의 물이 마르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경관과 전망이 일품이다. 정맥은 철조망 왼쪽을 따라 원효산을 우회하여 군사도로와 만난다.
▶ 원효암 주차장 15:30
원효산 정상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군사도로를 따라 원효암 주차장으로 내려와 식수를 보충하러 원효암으로 향한다.
남락고개나 지경고개까지는 6-7시간을 더 가야하고 컨디션 난조다.
산행을 접기에는 이른 시간에 아쉬움이 많지만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식수를 보충할 수 있고
전망 좋은 원효산 중턱에서 하룻밤 머물고 가기로 한다.
늦은 시간에도 원효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주차장 한갓진 곳에 자리를 정한다.
수건에 물을 적셔 닦으니 한결 개운하다. 해 떨어지기 전에 저녁을 먹는다.
산중에서 홀로 할일이 별로 없는데다 피곤하기도하여 뭘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원효암에서 바라보이는 노포동 방향의 야경과 주차장에서 보이는 울산시가지의 멋들어진 야경을 보다 잠자리에 든다.
'그룹명 > *9*정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동 정맥(21) : 지경고개~금정산~개금고개 (0) | 2007.05.14 |
---|---|
낙동정맥(20) : 원효암~운봉산~지경고개 (0) | 2007.05.14 |
낙동정맥(18) : 배내재~신불산~지경고개 (0) | 2007.05.14 |
낙동정맥(17) : 외힝마을~가지산~배내재 (0) | 2007.05.14 |
낙동정맥(16) : 땅고개~고헌산~외항마을 (0) | 2007.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