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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16) : 땅고개~고헌산~외항마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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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16) : 땅고개~고헌산~외항마을

하늘금2002 2007. 5. 14. 16:14

낙동정맥 16일차

당고개-백운산-고헌산-와항마을

<2003. 9. 19(금), 흐리다 가랑비>


<지도> 땅고개 ~ 운문령

 

 

◈ 구간개요

 

   태풍의 피해로 전국이 수심에 잠겨 산행에 나서기가 망서려지나

주말마다 찾아오는 비가 이번 주에는 피해간다기에 산행을 결심한다.

그리던 영남 알프스 산군에 흠뻑 취하고도 싶어 3일을 예정하여 갈 데까지 가보기로 한다.

단석산 정상갈림길, 백운산, 고헌산 오르는 길이 힘들다.

OK그린에서 메아리농장 직전 봉까지, 백운산 정상부터 고헌산지나 와항재 1km 직전까지 방화선을 따라간다.

백운산 오르는 길은 지독한 잡목구간이다.

식수는 OK그린, 메아리농장, 청우농산에서 구할 수 있다.


◈ 운행기록

 

   ▶ 땅고개 가는 길

      서울역을 23:30에 출발 동대구, 울산을 경유하는 부전행 열차는 4:48에 경주에 도착한다.

열차 안이 산만하여 뜬눈으로 밤을 새운 탓인지 정신이 몽롱하다.

새벽녘 경주는 잔뜩 찌푸린 채 빗물 머금고 덜 마른 아스팔트가 차분하게 손님을 맞는다.

경주역 대합실은 행선지를 정하기엔 시간이 이른 탓인지 관광차 경주를 찾은 사람들로 붐빈다.

콩나물해장국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행낭을 정비한다.


      산내행 첫 시내버스(350번)는 경주역에서 바라보이는 직선대로 오른쪽에서 6:20경에 있다.

경주역에서 오른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너 도로를 따라 첫 번째 정거장이다.

물어보는 사람마다 대답이 불명확해 이른 아침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했다.

2-3명이 전세 낸 버스의 기사는 지난 산행 시 땅고개에서 나올 때 만난 그 사람이다.

지나는 곳마다 심심치 않게 관광안내를 곁들인다.


   ▶ 땅고개    7:05 출발

      땅고개는 경주시 건천읍과 산내면을 이으며 20번 국도가 지난다.

고개 마루에는 SK중계탑, 폐쇄한 휴게소 건물만이 자리를 지키고 차량통행도 뜸하다.

국도가 지나는 고개 마루치고는 너무 한적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하다.

오른쪽 임도를 10여 미터 따라가다 왼쪽 정맥으로 들어간다.

휴게소건물과 SK 중계탑 사이로 표지기 몇 개가 붙어 있으나 길이 아닌 것 같다.

시커먼 구름에 덮인 하늘이 무거워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다.


   ▶ 능선갈림길    7:50

      잡목은 물을 머금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나에게 토해댄다.

묘 5기를 지나 잔솔밭을 통과하여 꾸준하게 올라간다.

뽑히고 꺾인 나무들이 군데군데 길을 막고 돌아가게 한다. 오른쪽 길로 진행한다. 


   ▶ 단석산 갈림길    8:30

      반환점 3km라 적혀있다.

평탄하게 이어진 직진 길이 단석산 가는 길이고 정맥은 오른쪽 뿌리째 뽑힌 나무 옆으로 바위를 딛고 내려선다.

갈림길 조금 지나 또 갈림길이 나오니 역주행자는 조심해야겠다. 표지기 대부분이 오른쪽 단석산 방향으로 붙어 있다.

역주행시는 왼쪽 길로 진행해야 한다. 태풍 매미는 정맥의 큰 소나무를 무 뽑듯 성냥개비 부러뜨리듯 하였다.


   ▶ 교회 건물     9:20

      단석산 갈림길 지나 650미터 내외의 평탄한 능선이 교회 건물까지 이어진다.

언덕위에 그림 같은 교회가 환상적인 OK그린을 굽어보며 서 있다.

교회는 사용안한지 오래된 듯 빛바래고 태풍에 깨진 유리가 황량함을 더 한다.

물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비박지로 손색이 없겠다. 건너편 SK 중계탑이 어서오라 손짓한다.


   ▶ SK 중계탑    9:45

      교회건물에서 OK그린을 내리 달려간다. 초지는 양탄자 같이 푹신푹신하다.

중간에 급수대가 설치되어 있다. 중계탑에서 마루금을 따라 방화선이 이어진다.


   ▶ 메아리농장    10:35

      방화선을 지루하게 따라가다 메아리농장 못 미쳐 숲으로 들어간다.

곧 묘지를 지나 축사 사이로 빠져 나와 농로를 만난다.

건너편에 “OK 멧돼지 바비큐 전문식당”이란 현수막이 걸려있고 영업 중이다.

째즈음이 산정을 들쑤신다.

들릴까 말까하다 생업에 전념한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리는 것 같기도 하고 또 특별한 볼일도 없어 지나치기로 한다.


      몇 그루 안 되는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주변은 땅에 떨어진 감들로 어지럽다.

비포장 농로를 따르다 목장 봉우리를 향한다.

길 옆 갈기갈기 찢어진 비닐이 당집모양 걸린 나무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조금 더 올라가

목장봉우리(605봉) 못 미쳐 왼쪽 나무경계 오른쪽 잡풀 무성한 농지의 경계를 따르다 왼쪽으로 내려서거나 마찬가지다. 


   ▶ 청우농산 관광단지 개발지구 시범 황토주택    11:45착, 12:15발

      메아리 농장을 내려서 평탄한 능선을 간다. 정맥은 나무가 뽑히고 부러지고 가지와 잎들로 덮여 있다.

지난 태풍의 상흔들로 어수선한 길을 무심코 가다 청우농산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친다.

한 참을 진행하고 나서야 다시 원위치 하니 어느 선답자가 나무로 걸쳐 막아놓은 것도 못보고 우회하여 지난 것 이다.

30분을 헤맸다. 청우농산 도로를 따라가다 왼쪽 언덕에 있는 시범 주택에서 점심을 먹고 간다.

주택 왼쪽에 수도가 있다. 견공이 사납게 짖어댄다.


   ▶ 청우농산 갈림길    12:38

      정맥은 도로와 갈라져 535.1봉을 올라섰다 갈림길을 건너 첫 번째 헬기장으로 향한다.

535.1봉은 전망 좋은 바위지대라 쉬어가기 좋겠다.


   ▶ 첫 헬기장    12:58

      갈림길에서 고도 150여 미터를 높이는 꾸준한 오름길이다. 헬기장은 용도 폐기된 듯 잡초만 무성하다.

하늘은 다시 찌푸리기 시작한다. 두 번째 헬기장 역시 잡초 무성하다. (13:15) 개스가 차기 시작한다.


   ▶ 소호고개    14:18

      두 번째 헬기장부터 능선은 고도 700미터 내외를 잇다 완경사를 그으며 표고 580여 미터인 소호고개에 이른다.

정맥의 나무들은 태풍으로 뽑히고 잘리고 부러져 있다. 소호고개는 시멘트와 비포장이 번갈아 이어진다.


   ▶ 전망바위    15:20

      소호고개를 지나며 정맥은 다시 고도를 높인다.

송전철탑을 잇는 방화선을 따라 넘어지고 긁히며 지독한 억새와 잡목 숲을 뚫고 진행한다.

방화선의 잡목은 산불이라도 나면 군불 지피기에 좋겠다. 순식간에 온 산을 덮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운무의 조화를 본다.


   ▶ 고래등 바위    15:50

      잡목지대를 점차 벗어나며 운무가 물러간 사이로 정맥의 꿈틀대는 모습을 드러낸다.

가파른 바위지대를 가다 고래등짝 같지 않은 날 등 바위를 만난다. 운무가 숲을 적셔 물기가 촉촉하다.

깊은 산속에 고립된 듯한 느낌이나 싫지는 않다. 운무가 더욱 짙어져 표지기를 잘보고 운행해야겠다.


   ▶ 백운산    16:25

      날 등 바위지대를 지나고 고도 880내외를 유지한다. 여러 번 백운산 정상을 지난 듯한 착각을 한다.

정상석이 3개가 있는 백운산이다. 300미터 이상의 고도차, 발목을 잡는 지독한 잡목지대를 벗어나

백운산 정상에 서니 지나온 길의 험난함에 비해 가야할 길은 뻥 뚫린 방화선이라 싱겁기 그지없다. 


   ▶ 소호령    17:38

      백운산부터 정맥은 방화선으로 이어진다. 방화선은 암반이 드러나고 돌밭이다.

방화선 한 가운데 삼각점이 놓여 있다.(692.7봉) 운무가 더 짙어지고 비를 뿌리기 시작하며 날이 어두워진다.


   ▶ 고헌산    18:30

      빗방울이 거세지고 운무가 덮여 앞이 안 보인다. 랜턴 두개를 켜지만 운무에 가려 겨우 발밑에만 볼 수 있다.

방화선도 윤곽을 잡을 수 없어 따라가기가 힘들다. 대략의 방향과 표지기를 확인하며 간다.

정상 돌탑 앞에 있는 나무목 표지판을 코앞에 대고 확인한다.

그리고 정맥의 표지기를 재차 확인하며 정상에서 가야할 방향을 잡는다.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표지기를 만날 때 마다 반가운 마음이 인다.


   ▶ 와항재    19:50

      방화선 끝에 정맥 길을 찾는다. 고도를 낮추니 운무가 덜 하다.

의외로 길이 잘 나있고 표지기가 잘 붙어 있어 길 찾기에 어려움이 없다.

진행 방향 왼쪽으로 와항마을의 불빛이 들어온다.

가로등이 길을 밝혀주는 와항재에 당도하여 안도의 숨을 쉰다.


   ▶ 와항마을    20:10

      도로를 따라 와항마을로 내려선다. 정상 휴게소 옆 장성 숯불 생고기 식당을 저녁 먹을 곳으로 정한다.

비를 막아줄 노천 천막과 실외 수도가 설치되어 비박을 고려한 것이다. 비수기라서 그런지 식당주인이 반기고 마을은 한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