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금
슬로 시티 청산도 본문
슬로 시티 청산도
<2010. 4. 3(토), 맑음>
청산도..................
청산도(靑山島)................산빛이 푸른 섬이라!
이름 참 좋다..............하지만 어디 산빛뿐이겠는가.
섬을 둘러싸고 있는 파란 바다, 그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이 쓰다듬는 들녘 풍광도 일품이다.
그리고 해마다 4월이 되면 나지막한 돌담 사이로 샛노란 유채꽃과 연둣빛 청보리가 하늘거리는 그 섬, 청산도에 가고 싶다.
느림의 미학으로 전통을 보존하고 지역 발전을 도모하자는 국제 슬로시티 운동은 1999년 이탈리아의 한 작은 도시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11개 나라의 97개 도시가 국제 슬로시티에 가입돼 있고,
2007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청산도를 비롯해 신안 증도면, 담양 창평면, 장흥 유치면 이렇게 네 곳이 국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전남 완도군 앞바다에 떠있는 청산도의 매력은 사계절 푸른 바닷물, 그리고 섬에 사는 주민들이 오랜 세월 가꿔온 전통이다.
여기에 봄이 오면 나지막한 돌담 이어진 들녘에 펼쳐진 샛노란 유채꽃밭과 푸른 보리밭은 한 폭의 수채화가 된다.
구불구불 자연의 선을 따른 계단식 다랑논도 볼거리다.
그곳에서는 언제나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온 주민들의 여유롭고 싱싱한 삶도 만날 수 있다.
이 정도면 슬로시티로 부족함이 없지 않은가.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45분만 가면 청산도 도청항에 도착한다.
누가 뭐라 해도 청산도의 첫 코스는 영화 <서편제>의 배경이 되었던 당리 보리밭 돌담길.
항구를 빠져나와 오른편 언덕길로 나있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1.5km 정도 가면 <서편제>의 명장면을 잡은 돌담길이 기다리고 있다.
잠시 영화 속 그 장면으로 돌아가보자.
보리밭 사이로 이어진 돌담길을 내려오는 세 사람이 있다.
아비는 등짐을 메고, 검은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은 딸은 가방을 들었다.
아들은 북을 메고 있다.
피곤에 지친 이들의 걸음은 힘이 없다.
돌연 아비가 소리를 한다.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아비의 소리에 딸이 화답하자 이들은 서서히 생기가 돈다.
시무룩하던 아들도 어느새 흥이 올랐는지 북채를 신명나게 휘두른다.
언덕 아래에 다다르도록 이들의 어깨춤은 덩실덩실 이어진다.
이렇게 해서 유명해진 <서편제> 촬영지.
하지만 영화 촬영이 끝난 후 이 길을 콘크리트로 포장했다가 관광객들이 성화에 지금처럼 황토 색깔의 시멘트길로 복원했다.
들머리는 푸른 보리밭과 샛노란 유채밭이 먼발치의 파란 바다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몇 년 전에는 이곳에서 드라마 <봄의 왈츠>를 촬영하기도 했다.
이 드라마는 해외에서는 오스트리아 크리스털공원이, 국내에서는 이곳이 배경이었는데, 당시 이곳이 훨씬 아름답다는 평을 들었다.
돌담길 끝에 있는 언덕에는 유럽풍의 2층짜리 새하얀 농가가 바다를 향해 우뚝 서 있다.
‘바닷가 언덕 위의 하얀집’이라는 컨셉으로 지어진 오픈세트장이다.
여기서 보는 청산도 풍광이 일품.
언덕을 내려와 청산도 순환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방향으로 잡으면
이내 <서편제>에서 아비가 딸에게 소리를 가르치던 허름한 초가가 있는 당리 마을이다.
초가 안에는 영화의 한 장면을 재현한 인형이 있다.
청산도 일대에 남아 있는 초분(草墳)은 남해안 섬지방 특유의 이중장례 방식이다.
상을 당했으나 상주가 멀리 고기잡이를 나가는 바람에 상을 치를 수 없을 때 초분을 쓴다.
이렇게 장례를 치른 후 3년이 지나면 손 없는 날을 받아 본장을 치른다.
당리에서는 관광객을 위해 재현해놓은 초분도 볼 수 있다.
읍리에 있는 고인돌과 하마비는 청산도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준다.
가파른 경사면에 평평한 돌을 쌓고 흙을 부어 만든 ‘구들장논’은 부흥리에 남아 있다.
자연을 극복해 쌀을 조금이라도 더 얻고자 노력했던 섬사람들의 땀방울이 스며있는 흔적이다.
300여 년 전에 조성한 것이라 한다.
상서마을은 돌담길이 볼 만하다.
돌담은 바람이 많은 도서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담 구조로 높게 쌓았다.
강담이란 흙을 사용하지 않고 돌로만 쌓은 담으로서 바람 많은 섬 지방의 환경에 적합한 방식.
2006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상서마을에서 1km 정도 더 가면 은빛 고운 모래가 일품인 신흥해수욕장이 반긴다.
바닷물이 빠져나갔을 때 마을 아낙들이 백사장에서 조개를 잡는 광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뽀드득 소리 나는 백사장을 걷는 맛도 좋다.
백사장을 에워싸고 있는 주변 갯바위는 전부 낚시포인트라는 게 주민들의 귀띔.
신흥리에서 고개를 하나 넘으면 국산리의 진산포구가 나온다.
이곳은 파도가 드나들 때마다 차르륵 차르륵 소리를 내는 갯돌 구르는 소리가 좋다.
청산도 북서쪽의 지리해수욕장은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곳.
붉은 노을에 물든 다도해 풍광이 빼어나다.
여기서 1km 정도 가면 처음 출발했던 도청항이다.
청산도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편제>와 <봄의 왈츠> 주요 촬영장이었던 당리 주변만 돌아본다.
실제로 그곳은 청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섬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인돌, 하마비, 초분, 구들장논, 돌담길, 백사장 등 우리나라 최초의 슬로시티라는 명성에 어울리는 볼거리와 풍광을 만날 수 있다.
가능하다면 걸어서 섬을 일주해보자.
도청항에서 시작해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게 무난하다.
도청항~당리 서편제돚봄의 왈츠 촬영지~고인돌과
하마비~부흥리 구들장논~신흥해수욕장~진산포구~지리해수욕장~도청항 일주 거리는 총 17~18km에 이른다.
일주도로를 따라 걷는 데만 4시간 정도 걸린다.
중간에 볼거리를 구경하려면 3시간 정도 더 잡으면 된다............총 7시간 소요.
만약 당일치기로 도보 여행을 즐기려면
배에서 내리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버스를 타고 섬 동쪽 끝 신흥리 종점까지 간 후 되돌아오며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 경우 2시간 정도 걸린다.
◆ 숙박/ 배가 닿는 도청항 주변에 등대모텔(061-552-8558), 칠성장(061-552-5807) 등의 모텔급 숙소가 있다.
등대민박(061-552-8521)은 식당을 겸하고 있다.
주말에는 관광객이 몰리므로 예약하는 게 좋다.
이외에도 섬 동쪽의 신흥해수욕장 근처에 신흥리민박(061-552-8580), 북서쪽 지리해수욕장에 모래등민박(061-552-8774),
청산민박(061-552-8800), 한바다민박(061-554-5035) 등이 있다.
◆ 먹거리/ 완도군의 특산물은 다도해 청정 지역에서 자란 전복.
청산도를 포함한 완도의 전복 생산량은 전국의 80%를 차지한다.
청산도 관문인 도청항 주변에 있는 청산도횟집(061-552-8600) 등에서 전복죽을 맛볼 수 있다.
◆ 가는 길/ 완도 항만터미널(061-552-0116)→ 청산도(도청항), 매일 4회(08:00, 11:20, 14:30, 17:20) 운항. 45분 소요.
청산도에서 나오는 배편도 4회(06:30 09:50 13:00 16:20) 운항.
자세한 문의 청산농협 061-552-9388
후기..............
슬로 시티 청산도......봄의 전령이 찾아 들면 ....가고싶은 곳 .......
청산도로 가기 위하여 명사십리(완도군 신지면) 해수욕장 주변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신지도 위치한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도시에서 멀고 잘 알려지지 않은 때문인지 그 풍광에 비해 찾는 사람이 드물다.
다도해 한 가운데 뛰어난 풍광, 해안선으로 둘러 쌓인 잔잔한 물결, 넓은 백사장, 고운 모래, 주변 편의시설 등
어느 것 하나도 나무랄 것 없는 천혜의 해수욕장 이다.
완도에서 7:40에 출발하는 청산도행 첫배는 8:30경 청산도에 도착한다.
(완도출발 청산도행 : 7:40,, 8:00, 10:00, 11:20 청산도출발 완도행-오후 배편 : 13:00 14:20 17:00 수시변경되므로 사전확인 해야 함)
완도에서 8:00에 떠나는 배편을 기다려 9:00 출발하는 청산도 일주 소형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관광안내 버스는 현지 주민이 해설원으로 탑승하며 대표적 볼거리를 순회하고 12시 이전에 청산항으로 회귀한다.
초행 길이라 관광버스를 이용하지만
다음에 시간이 된다면 걸어서 또는 자전거로 천천히 살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일 일정을 잡았기에 일주를 마친 뒤 ..... 이곳저곳 미련이 남지만 청산항 주변에서 백반 정식으로 점심을 먹은 후
완도를 거쳐 해남 두륜사(대흥사)로 향한다.
두륜사 가는 길목 예전 땅끝기맥의 추억이 서린 오소치에서 잠시 마눌과 추억담을 나누고
대흥사 입구 1박 2일로 유명한 가장 오래되었다는 한옥 여관을 찾으니 벌써 만원 사절이다.
대흥사 주변에 민박을 정한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완도군 신지면)
청정해역의 넓고 고운모래, 잔잔한 물결 .....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해수욕장이다.
명사십리에서 보는 섬들......청산도 가는 뱃길에서 이 고운 모래사장이 계속 눈에 밟힌다.
완도 연안여객선터미널
완도항에도...이런 섬이 있다.
우리를 태우고 갈 배...떠난다.
청산도에 갑판을 내린다.
평화스런 청산도...보리밭인가?
어장....재래식 어구 ???를 사용하기도 한다.
초 봄이라 ...유채..보리밭
버스를 타고 ...봄의왈츠....서편제...세트장으로 향하는데
유채밭 한 가운데...양옥...봄의왈츠 세트장....
초가집...가는 황토 길이...모두 서편제 세트장이라 한다.
거센 바다 바람을 피해
항구를 뒤로 하고 돌아 앉은 당리 마을.....
초분 ...풀무덤....섬지역 장례풍습...
시신이나 관을 땅 위에 올려 놓은 뒤
짚 또는 풀로 엮은 이엉을 덮어 두었다가
2~3년 후 남은 뼈를 씻어 땅에 묻는다 한다.
자라목???
버뮤다 삼각지대가 있다면 .......청산도에는 범봉 삼각지대
나침반이 말을 안듣는 곳.......사고가 잦은 해역이라는데
돌담길로 유명한 상서리....텅 비어 있다.
주민은 중국으로...우리는 상서리로....엇갈린 길....
등록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한다.
다시 청산도 항구로 회귀한다.
다음에는 잠도 자고 먹고...천천히 느끼고 싶다.
신록이 물들어 올... 해남 두륜사로 방향을 잡는다.
오소치에서 본 주작의 날개....깃털 하나....
두륜사 동백...아닌 춘백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어 갈려 했더만...예약 만원 이란다.
민박을 정한다.